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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Nov 11. 2021

대한민국 경기는 이미 호황기라고?(마지막편)

호황 VS 불황, 위기의 코로노믹스


☞ 대한민국 경기는 이미 호황기라고?(1)

☞ 대한민국 경기는 이미 호황기라고?(2)

☞ 대한민국 경기는 이미 호황기라고?(3)



코로나로 식당 창업이 늘었다?


11월 1일부터 우리나라의 방역 체계가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 변경되었습니다. 코로나가 발발한 지 무려 1년 9개월 만이네요. 이는 더 이상의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조치라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람과의 만남, 관계 자체를 제한하기 때문에 B2C(Business to Consumer), C2C(Consumer to Consumer)를 기반으로 영업을 하는 업종에 큰 타격을 입힙니다. 특히나 C2C, 즉 개인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소상공인들에게는 영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도 같죠.


코로나로 인해 소상공인은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저성장으로 인해 장기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발생한 코로나는 어떻게든 버티면 살아남을 수 있는 폭풍 정도가 아닌, 허리케인 그것도 해일을 동반한 마수와도 같아 모든 것을 집어삼켰네요. 수많은 소상공인들이 눈물을 머금고 폐업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니, 여기서 끝이라면 그나마 다행일 겁니다. 매출 저하로 인한 손실은 차치하더라도, 개업할 때 들어간 권리금은 물론 폐업 후 나올 때 또 들어가야만 하는 인테리어 비용, 게다가 어떻게든 유지하고자 융통했던 큰 규모의 대출금은 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리고 그 이후는 어떻게 살아가야만 할까요? 위드 코로나로 인해 이제 영업제한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그동안의 손실을 어떻게 만회할 수 있을까요? 참으로 암담하기만 합니다.


2020년 소상공인의 폐업 통계를 보면 한 가지 의아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폐업자 수는 늘었지만, 직원이 있는 소상공인과 직원이 없는 소위 1인 소상공인을 구분해 보게 되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네요.


그림 8. 자영업자 증감 추이


위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직원이 있는 소상공인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지만, 직원이 없는 경우에는 오히려 그 숫자가 늘고 있다는 겁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요? 크게 2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아무래도 직원을 둔 소상공인의 경우 인건비 부담도 클 수밖에 없지만, 더불어 가게 매장 규모도 크기 때문에 임대료는 물론 관리비 또한 많이 나갈 수밖에 없겠죠. 그러니 당연히 매출 저하로 인한 부담과 압박이 상당할 수밖에 없을 거고요. 즉 오래 버틸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던 겁니다.


하지만 직원이 없는 소상공인의 경우는 직원이 있는 경우보다 지출되는 규모 자체가 작기 때문에 버틸 수 있는 힘이 조금 더 있기 때문에 그 수가 줄지 않았다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온라인 쇼핑과 더불어 음식 배달업의 경우는 코로나를 맞아 오히려 상황 자체가 좋아졌기 때문에 매장을 가지지 않은, 혹은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음식업의 경우는 과감히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었던 겁니다.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아마도 큰 규모로 영업을 하다 폐업한 소상공인들 중 일부는 다시 1인 배달업으로 창업했을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할 겁니다. 어쨌든 돈을 벌어야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테니까요.



위드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위드 코로나 이후 소상공인들의 사정은 아무래도 조금은 나아질 것이라 봅니다. 사적 모임에 대한 인원수도 늘어나고, 영업시간 또한 24시간 제한 없이 풀렸으니까요. 하지만 반짝 경기회복에 그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동안 제대로 소비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마음 놓고 보복소비(!) 나설 사람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이는 일부 대기업 브랜드 제품에 국한될 수 있어요. 특히나 일반 국민들, 그중에서도 서민들의 경기를 좌지우지하는 요소는 바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민들이 쓰는 돈은 대부분 다른 서민들(소상공인과 같은)의 주머니로 들어가기 때문이죠.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서민들의 체감 경기가 현 경제지표처럼 뚜렷이 나아진 모습으로 보이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볼 수 있어요.


게다가 현재의 물가 급등은 상당히 우려할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형 마트뿐 아니라 식당, 온라인 쇼핑까지도 기본적으로 10~30% 이상 오르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정상적’인 가격을 찾기가 어려워졌죠. 이미 높은 가격의 ‘비정상(Abnormal)’이 ‘정상(Normal)’을 대체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주머니 사정은 최악을 달리고 있으니 양쪽 뺨을 다 맞고도 모자라, 또다시 연타로 맞고 있는 듯한 상황이네요.


이것으로 끝이라면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한국은행에서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 8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11월에도 인상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며, 내년에도 최소 2번 이상의 금리를 올림으로써 국내외 금융기관들에서는 내년 기준금리가 1.5% 정도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금리는 돈의 가치입니다. 돈의 가치가 높아진 게 되면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위축되게 만듭니다. 이는 위드 코로나로 인해 조금씩 돈이 풀릴 것이라는 희망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 할 수 있어요. 특히나 대출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양쪽 발목에 모래주머니 수준이 아닌, 납 주머니를 다리에 차고 달려야 하는 형국이라 할 수 있죠. 왜 여러 경제전문가들이 스태그플레이션(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침체되는 현상)을 우려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겠습니다. 그야말로 설상가상(雪上加霜, 눈 위에 서리까지 내림), 첩첩산중(疊疊山中, 산 넘어 산), 병상첨병(病上添病, 현재 병에 다른 병까지 생김), 혹은 화불단행(禍不單行, 화는 한 번만 오지 않음), 전호후랑(前虎後狼, 앞에는 호랑이 뒤에는 늑대)이라 할 수 있어요.



“It’s the economy, stupid! 를 넘어


자, 최종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정부의 입장에서 본다면 현재는 불황기가 아닌 호황기의 초입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경제지표로 알 수 있는데, 수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의 실적 호조와 그동안 많은 돈을 푼 유동성 효과로 인해 올해 4% 이상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되고 있죠. 여기에 경제성장 시 함께 나타나는 현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까지 동반됨으로써 완연한 호황의 초기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빠르게 진행됨으로써 정부에서는 서둘러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야만 했고, 그러다 보니 실질 경기, 특히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와는 큰 차이가 생기게 된 겁니다. 물론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기에 큰 공헌(!)을 했고, 호흡기를 낀 채 마지막 숨을 고르고 있던 소상공인들을 위해 정부에서는 마침내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했지만 안타깝게도 타이밍상 큰 간극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이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사실 금리인하 및 유동성 완화 등의 경기부양 조치를 더 강하게 해야만 하는데, 경제지표 호조와 물가 급등으로 인해 오히려 반대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게 된 겁니다. 그러니 당연히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격이라 말하는 거고요.


앞으로 스태그플레이션까지 오게 될지는 더 지켜봐야만 합니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계속 힘든 시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기부양과 침체를 위한 정책의 엇박자가 단기간 내 해소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여기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혹여나 스태그플레이션과 같은 더 힘든 상황이 올지라도 버틸 수 있는 경제, 재무의 체력을 길러야만 하죠. 1992년 미국 42대 대통령이었던 클린턴이 대통령 선거구호로 외쳤던 “It’s the economy, stupid!(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는 지금 시기에는 이렇게 바뀌어져야 할 듯싶네요.


“It’s the survival, stupid!(문제는 생존이야, 바보야!)”



(끝)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https://cafe.naver.com/moneystreamhabit) -- 경알못 탈출 100일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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