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영화 다른 시선(3) - 영화 <꾸뻬씨의 행복여행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요? 혹시 초, 중, 고등학교 시절 꿈꾸었던 그런 일들 중 하나를 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꿈을 이룬 것이라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좌절하거나 어깨를 늘어뜨리지 않아도 됩니다. 왜냐하면 우린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꿈은 꿈이기에 꿈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2020년 코로나는 우리 일상의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코로나가 변화시킨 것들을 언론에서는 ‘뉴 노멀(새로운 기준)’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기준 자체가 바뀌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코로나는 학생들의 희망 직업 순위에도 변동을 가져왔는데, 코로나로 인해 의사라는 직업의 관심도가 부쩍 더 올라갔다고 하네요.
표. 초, 중, 고등학생의 희망직업(2020년 기준)
위 표에 의하면 초등학생의 경우 2019년 4위였던 의사의 순위가 2위까지 올라갔는데, 역시나 이는 코로나의 영향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중학생들 또한 의사라는 직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할 수 있을 거고요. 재밌는 점은 중, 고등학생의 경우 교사(공무원)라는 직업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선정 이유는 직업적 안정성 때문이라 하네요. 사실 최근에는 의사라는 직업도 쉽지 않다 보니 안정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교사가 더 나을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의사보다 간호사가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아무래도 현실성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의료업에 관심은 많지만 현실적으로 의사 되긴 쉽지 않다 보니 그보다는 조금 쉽게 될 수 있는 간호사라는 직업이 보다 높은 순위에 자리 잡은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사실 의사라는 직업은 돈과 명예를 다 가질 수 있는 직업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공부도 잘해야 하고 더불어 오랜 기간 수련을 해야 하지만, 일단 그 자리에 오르고나면 사회적 명성과 더불어 경제적 자립만큼은 거의 보장되어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라는 직업이 우리 사회에서 상당한 인기가 있는 것이고요.
영화 <꾸뻬씨의 행복여행>의 주인공인 헥터의 직업은 의사입니다. 솔직히 그는 남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의사라는 직업이 주는 사회적 명성과 인기 그리고 넉넉한 경제력까지. 어디 그뿐인가요? 회사에서조차 인정받는 실력의 소유자이자 미모까지 출중한 여자 친구까지, 그는 소위 전생에 나라를 구한 복을 받나 할 정도로, 잘 나가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웬일인가요? 평상시 헥터의 얼굴은 밝지 않습니다. 분명 객관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러운 삶과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시간이 갈수록 우울모드로 빠져듭니다. 그 이유가 뭘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헥터는 스스로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란 결론을 내리고 행복이란 파랑새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행을 떠납니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로드무비라고 할 수 있는데, 로드무비의 특징은 길을 떠나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여러 일들을 겪으며 삶의 의미를 깨닫거나 느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헥터 또한 여행을 다니는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며, 또한 아찔한 죽음의 순간까지도 경험하죠. 그러면서 하나씩 그는 행복의 의미에 다가가게 됩니다. 행복의 다양한 면과 함께 행복을 얻기 위해 스스로 어떻게 행동하고 느껴야 하는 지를 조금씩 알게 됩니다.
헥터가 그토록 갈구하며 찾아 헤매던 행복, 이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공식이 있습니다. 1970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Paul Samuelson)은 다음과 같은 공식을 만들고 이를 행복공식이라 명명했습니다.
공식에 의하면 행복은 소비를 욕망으로 나눈 것으로, 소비와는 정비례, 욕망과는 반비례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분자에 해당되는 소비나 소유가 늘어나거나 커지게 되면 행복은 더 충만해질 수 있지만, 반대로 욕망이 커지게 되면 행복은 작아진다는 겁니다. 소비와 소유는 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깊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그 때문에 소비와 소유를 늘리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많은 돈을 가져야만 합니다. 즉 부자여야 보다 행복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필요충분조건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부자가 아님에도 행복하길 원한다면 다른 방법을 활용해야만 합니다. 분모인 욕망을 낮춰야 하는 거죠. 이 말은 곧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된다는 겁니다. 사고 싶고, 하고 싶고, 가고 싶은 많은 것들을 포기하면 할수록 행복으로의 길은 더 가까워진다는 거죠. 소비는 (돈을 통해) 늘리되 가능한 한 현실의 욕망(욕심)을 낮추는 것, 이것이 바로 행복공식의 본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보면 이 공식에는 뚜렷한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 처음에 행복공식을 보며 ‘아, 그렇구나.’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무언가 큰 오류가 있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자가 아니라면 행복해지기 위해 욕망을 낮추라고? 한번 사는 인생, 돈이 없다고 해서 욕망까지 포기하면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제가 생각할 때 위의 행복공식은 행복이 아닌, 삶과의 적당한 타협을 요구하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행복공식은 무얼까? 저는 아래와 같이 새뮤얼슨 교수의 행복공식을 뒤집어 보았습니다.
수정한 공식에 의하면 욕망은 더 높이고, 소비와 소유를 낮출 때 더 행복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새뮤얼슨 교수의 말과 완전 반대라 할 수 있는데, 저는 이 해법이 보다 더 현실적이며 실현 가능한 행복공식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일반인들도 충분히 실행 가능한 방식이라 보기 때문이죠.
이 공식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돈에서 멀어질수록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겁니다. 즉 어차피 무한정 늘릴 수 없는 소비와 소유를 줄일수록, 그리고 자신이 펼칠 수 있는 욕망을 더 많이 실현할수록 행복은 늘어난다는 거죠. 사실 우리는 자본주의의 삶에 익숙해져 왔을 뿐 아니라 그 습성에 젖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거의 모든 생활이 돈과 연관되어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돈이 일상은 물론, 행복이란 감정까지 좌우하고 있다고 보는 겁니다.
소비와 소유는 어느 정도까지는 좋은 감정에도 보탬이 되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게 되면 사실 큰 의미가 없어집니다. 오히려 나중에는 쾌락의 값만 무한대로 올라감으로써 중독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지게 되죠. 그래서 오히려 소비와 소유는 적당한 수준에서 유지, 관리하는 것이 오히려 행복의 감정에 도움이 된다 할 수 있습니다.
행복을 위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욕망의 실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공식에서의 욕망은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돈과 관련되지 않거나 혹은 최소한의 비용만으로 추구할 수 있는 욕망입니다. 사실 <꾸뻬씨의 행복여행>에서도 볼 수 있듯 진짜 우리의 행복에 관련되는 대부분의 것들은 돈과 거의 관련이 없어요. 오히려 돈이 개입됨으로 인해 행복의 감정을 낮추거나 손상시킬 수도 있죠. 아래 리스트는 제가 좋아하는 ‘콩두’라는 후배가 쓴 글 <내가 사랑하는 것들 100가지> 중 일부를 옮겨 적어 놓은 것입니다. 이런 욕망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때 우리의 인생은, 그리고 행복의 감정은 더 단단하게, 풍부하고 풍요롭게 펼쳐지지 않을까요?
- 새벽 푸른빛
- 밤이 아침으로 변해가는 시간, 저녁이 밤으로 변해가는 시간 속에 고요히 머물기
- 가을 코스모스 길을 자전거 타고 가는 것
- 누워서 하늘 올려다보기: 봄, 뭉게구름, 나무 사이 햇살, 대열을 지어 나르는 새들
- 조용한 밤에 들리는 바람소리, 산새 소리, 벌레 소리, 개구리 소리
- 말없이 함께 있는데 이심전심으로 마음이 통할 때의 흐뭇하고 충만한 느낌
- 아기의 젖 내음, 살 내음
- 이뻐, 사랑해, 괜찮아, 고마워요, 잘했어, 내가 당신 옆에 있어요.
- 빈 속에 짠하게 마시는 모닝커피
- 엄마 음식 (날된장, 콩가루 넣어 홍두깨로 밀어서 삼동추 넣어 끓인 안동칼국시, 골뱅이국, 뭇국, 먹우나물, 동태전유어, 배추와 무를 디꺼서 끓인 떡국 국물에 밥을 마는 것)
- 밥 뜸 드는 냄새
- 도서관에서 책 읽기(나무를 내려다보는 창가면 금상첨화)
- 노트에 사각거리며 쓰기
- <내가 사랑하는 것들 100가지> 중에서 (콩두) -
※ 이 글은 2022년에 출간될 책 <같은 영화 다른 시선(가제)>의 초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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