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서로를 떠올리고 만나며 응원하는 사이, 그렇게 우리는 걸어갑니다
서둘러 차에 올라탑니다. 네비를 키고 출발. 어느덧 차는 고속도로로 올라섭니다. 어제 제법 눈이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도로사정은 상당히 양호합니다. 춥기는 하지만 그래도 맑은 날씨라 운전하기는 좋네요. 전라북도 익산 가는 길입니다. 올해 첫 강의네요. 그것도 대면. 작년 첫 강의가 2월에 있었음에 비해 올해는 무려 한달 먼저 시작하는 셈이네요.
회사를 다닐 때 지방출장을 다니면서 종종 이렇게 생각했었습니다. 이 길을 회사 일, 즉 남이 시키는 일이 아닌, 강의와 같은 내 자신의 일을 하기 위해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이죠. 다소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소망이 실현되었네요.^^ 살짝 뿌듯함이 올라왔습니다. 얼마를 벌든 그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 자신의 힘과 의지로 수입을 창출해 낼 수 있다는 겁니다. 즉 살아가며 가장 기초적인 밥벌이를 스스로의 생산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 즐거움으로 다가오네요.
첫 강의 대상은 공무원분들입니다. 그분들에게 자본주의를 잘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경제 지식과 흐름, 자산관리와 투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문이 왜 중요한 지에 대한 이야기를 3시간 동안 진행할 예정입니다. 작년에도 많이 진행한 주제긴 하지만 그럼에도 올해 첫 강의라는 것, 그러기 때문에 더 잘 하고 싶고 또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욕심에 다소 과하게 내용이 추가되어 마지막에는 꽤 많은 부분을 제외시켜야만 했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조절을 못하는 강사는 그리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을 테니까요.
2시간을 조금 넘겨 전북교육연수원에 도착했습니다. 강의 시작까지 30분 정도 여유가 있네요. 머리와 넥타이를 매만지고, 옷차림을 다시 한번 챙깁니다. 그리고 약속된 강의장으로 갑니다. 아무도 없네요. 점심시간이군요. 잠시 기다리니 담당자가 옵니다. 훤칠하니 세련된 팀장님이시네요. 듣기 좋으라고 하시는 말씀(!)이겠지만, 일반 경제, 재무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추가적으로 인문까지 이야기해줄 강사를 찾느라 시간을 좀 쓰셨다고 하네요. 의외로 경제인문학을 주제로 하는 강사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말이죠. 괜시리 또 뿌듯해집니다. 의기충천, 이번 강의에 내 가진 에너지를 다 쏟아부으리라 속으로 다짐해 봅니다.
강의장 분위기도 좋고 더불어 리액션까지 좋다보니 강바람 받은 돛단배처럼 강의가 술술 잘 풀립니다. 오늘 엔돌핀빨 좀 받는 것 같네요.^^ 그러다보니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욕심에 말까지 다소 빨라집니다. 그래도 흥분은 금물, 혼자만 진도를 빼면 안됩니다. 모든 분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최대한 쉽고 유익하게 강의를 끌어가야만 합니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마지막 멘트. 약속된 시간에서 딱 2분을 넘겼네요. 정시에 못 끝낸게 다소 아쉽긴 하지만, 뭐 그래도 오늘 마지막 수업이니만큼 다들 홀가분한 표정인 것 같아 다행입니다. 담당 팀장님과 인사를 나눈 후 차로 돌아옵니다. 스스로 평가할 때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첫 강의를 무사히 잘 끝낸 것 같아 다행입니다. 후련하네요.
2부 타임입니다. 익산에서 김제로 이동합니다. 김제에는 예전부터 알고지내던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한분이 살고 있습니다. 공무원을 하고 계시죠. 익산 강의가 잡힌 후 미리 연락을 했었습니다. 시간되면 얼굴보고 밥 한끼 먹자고 말이죠. 3년 만의 만남이네요. 오랜 만에 보는 얼굴, 여전하네요. 밥을 먹으며, 그리고 차를 마시며 수다는 끊이지 않습니다. 사는 이야기, 최근의 생각들, 신년 계획과 앞으로의 미래, 꿈에 대하여 등등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수다가 고팠음이 느껴졌습니다. 아마 아실 겁니다. 주변에 아무리 사람이 많다 할지라도 마음과 생각이 통하는 사람과의 대화가 절실할 때가 있다는 것. 그녀에겐 그때가 바로 지금이었던 것 같네요.
그녀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요? 그녀는 변화경영연구소 3기 연구원입니다. 제가 4기니까 1기 선배죠. 하지만 나이는 제가 조금 더 많다는... 그녀의 첫 직장은 기상청이었습니다. 워낙 공부를 열심히 그리고 잘했던 까닭에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들어갈 수 있었죠. 하지만 처음하는 회사생활, 그것도 공무원 사회의 폐쇄성과 ‘좋은게 좋은거 아냐?’라는 두루뭉술함 그리고 의미없는 야근과 회식에 그녀는 지쳐갔습니다. 회사생활이라는게 원래 다 그런거라 하면 할 말은 없겠죠.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참기 힘들었습니다. 다소 진지하고 잘 구부러지지 않는 성향도 공무원 사회와는 잘 안 맞았던 거죠.
그녀는 과감히 사표를 던집니다. 그리고 잠시 방황하다 우연히 구본형선생님을 만나게 되죠. 그러면서 미래와 꿈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자신의 갈 길을 찾게 됩니다. 그녀가 찾은 구체적 꿈은 다른 사람의 ‘꿈을 그려주는 화가’였습니다. 그림이 좋아서, 다른 사람의 꿈을 구체적인 형태로 그려주는 것이 좋아서 그녀는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꿈과 현실의 조화가 쉽지 않네요. 어쩌면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바로 경제적 문제였죠. 직장 때문에 시작한 서울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는데, 퇴사하며 받은 퇴직금도 시간이 흐르며 바닥을 보이기 시작한 겁니다. 중간중간 알바를 하기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그녀는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꿈이냐 현실이냐.
연락이 끊겼습니다. 자주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블로그를 통해 간간히 그녀의 소식을 알 수는 있었죠. 하지만 최근 소식이 업데이트되지 않았습니다. 저도 다른 일로 바쁘다보니 그냥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그러던 중 그녀가 다시 공무원 시험을 보았고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죠. 그리고 놀랍기도 했습니다. 공무원 되기가 이렇게 쉬운 일이었나? 물론 아닐 겁니다. 늦은 나이에 다시 공부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사실이니까요.
그녀는 공무원 사회에서도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기상청에 입사하고, 얼마 지나 과감히 때려치운 후 제법 시간이 흐른 다음 다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그녀. 그녀가 입사하자 자신도 모르게 별명이 붙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하네요. 바로 ‘기상청’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공무원 생활은 여전히 녹록치 않았습니다. 비록 어린 나이 때보다는 그래도 사회 경험이 있어 견딜 수는 있었지만 그녀에게 공무원이란 옷은 잘 맞지 않은 듯 합니다. 그래서 일까요, 그녀는 여기저기 자주 아팠습니다. 타지에서 혼자 사는 사람이 아프기까지 하면 얼마나 서러울지...
그럼에도 이제 벌써 7년차. 그녀는 처음보다 훨씬 안정되어 보였습니다. 다만 세월의 흔적까지 피할 수는 없네요. 물론 저도 그렇긴 하지만요. 그래도 쉴 새 없이 수다를 떨고 있는 그녀를 보니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그녀는 그녀였기 때문입니다. 사회 생활로 조금 지치긴 했지만 아직도 그녀 안에는 그녀 자신이 오롯이 들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녀가 철이 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되면 특유의 자유분방함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사람은 저 생긴대로 살아가는 것이 제일 좋은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고요.
그녀가 챙겨준 선물을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시간은 비록 늦었지만 마음은 따뜻했습니다. 수다와 공감. 우리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다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같은 방향을 향해 걷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주는 아니겠지만 가끔 서로를 떠올리고, 또 가끔 만나서 서로를 응원해 줄 수 있는 사이. 앞으로도 오랫 동안 이렇듯 멀지만 마음 만은 가까운 그런 사이로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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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라이프 밸런스 컨설턴트(Life Balance Consultant) 차칸양이 본격적인 개인 재무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 자산관리나 재무설계 그리고 노후 대비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몰라 실행하지 못했던 분들, 투자를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거나 겁부터 나시는 분들 혹은 실패하신 분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함으로써 경제 플랜을 세워야 하는 새내기 직장인들, 퇴직을 앞두고 경제를 비롯한 삶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 분들 등 경제와 관련된 조언과 해법을 드립니다. 또한 컨설팅을 진행하더라도 절대 펀드, 보험상품 등에 대한 가입 권유를 드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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