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강의 또 듣고 싶어요."(1)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 경제 강의를 마치며
꼭 나누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올해 제가 하고 있는 강의의 거의 대부분이 도서관, 구청, 평생학습관과 같은 공공기관이네요. 강의를 시작한 초반에는 기업 강의가 많은 편이었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공공 영역에서 수강생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경제를 어려워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어렵지 않고 쉽게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 관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그쪽으로는 조금 재능을 가지고 있나 봅니다. 강의 후 만족도가 높은(?) 것을 보면 말이죠.^^
그럼에도 두 계층에 대한 강의 때는 조금 더 고민을 하게 됩니다. 바로 아동과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할 때인데요, 보다 더 쉽게 그리고 그분들에게 잘 맞는 예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제대로 포인트를 잡아 공감을 끌어내지 못할 경우에는 저 혼자 떠들다 끝나는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경우에는 강의 준비에 더 오랜 시간을 들이게 됩니다.
9월 한달간
총 4회에 걸쳐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의 경제인문학 강의가 그랬습니다. 복지관의 담당자 선생님은 강의 의뢰와 함께 경제(돈)의 역사를 인문학적으로 풀어 어르신들에게 경제에 대한 흥미와 정보를 함께 전달해 달라 요청했습니다. 사실 폭이 좀 넓긴 합니다. 재미와 더불어 도움이 되는 금융상식까지 이야기해야 하니 말이죠.
고민을 하다 일단 강의 계획서는 다음과 같이 짰습니다.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 강의 포스터)
첫 시간엔 최근 많이 오른 물가를 주제로, 경제사적으로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와 폭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더불어 미국의 금리와 한국 금리의 관계까지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주제지만 돈의 역사를 이해하게 되면 그 흐름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주제라 할 수 있죠.
두 번째 시간엔 돈에 대한 투기와 광기의 역사를 큰 틀로 하되 더 나아가 국제적인 폰지 사기와 한국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투자와 투기의 차이점, 마지막으로는 사람들이 투자로 오해하는 금융투자 사례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했죠.
세 번째 강의는 본격적으로 금융정보를 다루는 시간으로 자산관리와 투자를 주제로 합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있어 하는 주제지만 제게는 가장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데, 그 이유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너무 깊게, 그리고 절대 어렵게 다뤄서는 안되기 때문이죠. 특히나 어르신들의 연세가 많다보니 공격적인 투자는 당연히 지양해야 하며, 보수적이되 어느 정도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그럼에도 가상화폐 투자까지 할 정도로 진보적인 분도 있다는 것이 어려운 부분입니다...)
마지막 강의 또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경제인문학을 주제로 많이 강의하지만 어르신들에게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시간에 여유가 있는 젊은 층과 그렇지 못한 어르신들은 분명 다른 시각으로 인생 후반부를 바라봐야만 하기 때문이죠.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 전경)
고민은 고민이고 어느덧 시간은 흘러 첫 강의 날짜가 되었습니다. 서울 동대문쪽은 다녀봤지만 서대문쪽 강의는 처음이네요. 버스에서 내려 제법 언덕으로 걸어 올라가는 위치에 복지관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뭐랄까요, 큰 아파트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오래된 집들이 많은 동네네요. 복지관은 3층 건물로 생각보다는 제법 규모가 있었습니다. 들어가보니 어르신들도 꽤 많으시네요. 게시판을 보니 꽤 많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었고, 그러다보니 많은 어르신들이 참여하고 활동하는 공간인 듯 보였습니다. 젊음과는 다르지만 생기와 활기가 넘치고 있었죠.
* 표지 이미지 출처 : http://songpa.newstool.co.kr/view.php?eid=8602&aid=9345
☞ "선생님 강의 또 듣고 싶어요."(2편)
차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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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사항입니다~!
1. 어찌어찌하다보니 벌써 여섯 번째 책이네요. 이번에는 『위대한 영화는 이것이 있다』라는 제목의 공저입니다. 영화 18편을 엄선해 심리/경제/교육문화 3인의 전문가가 각각의 관점으로 글을 썼습니다. 영화 한편을 통해 3가지 맛을 느껴볼 수 있죠. 소위 3인 3색, 3가지 토핑으로 영화보기라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글이라고는 하지만 에세이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습니다. 색다른 영화 읽기를 경험하고 싶다면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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