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경제적 자유를 위한 3단계 실행 플랜
자, 이번에는 최경자를 어떤 식으로 구축해야 할지 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최경자 구축을 위한 1단계는 무엇보다 먼저 최경자의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65세(이 나이는 정년퇴직 이후 생애 첫 국민연금이 개시되는 시기이다)부터 월 250만 원(연 3,000만 원)의 소득을 최경자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이를 최소 3 부분으로 나누어서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표. 최경자 기준표(예시)
위와 같이 나누는 것을 소득 포트폴리오라고 한다. 즉 소득의 파이프 라인을 여러 개 만들어 놓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하나의 파이프 라인이 막히더라도 다른 곳으로부터의 소득은 꾸준히 유입될 수 있도록 소득원 자체를 분리해 놓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소득 포트폴리오는 세분화해 놓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다고 해서 너무 많은 항목을 만들어 놓음으로써 관리조차 어렵다면 실행상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최경자 기준을 세울 때는 먼저 노후에 쓸 비용을 추정해야 한다. 즉 고정비 외에 상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변동비까지 포함해 월 금액을 산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전기세, 통신비, 관리비와 같이 매월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 외에 추가적으로 1년에 한 번은 해외여행 혹은 국내여행을 가겠다고 생각한다면 이 금액 또한 계획에 넣어놓아야 한다. 또한 문화나 취미 생활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빼면 안 된다.
고정비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건강보험료(건보료)인데, 직장을 다니는 동안에는 직장가입자로서 월 급여의 약 6.99%(2022년 기준)만 내면 된다. 게다가 회사에서 절반인 50%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3.495% 밖에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300만 원의 급여를 수령(세후)할 경우 내야 하는 건강보험료는 약 21만 원 정도지만, 회사에서 50%를 부담해 주기 때문에 실제 지출액은 그 절반인 10.5만 원 정도이다.
하지만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 지역가입자로 자동 전환되는데 이때는 자신이 보유한 주택뿐 아니라 연금 및 기타 소득에도 건강보험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보통 월 2~30만 원 정도의 건보료를 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 보라. 노년에 크지 않은 소득으로 생활해야 하는데 고정적으로 꽤 큰 금액을 지출해야만 한다면 경제적, 심리적으로도 상당히 쪼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건보료는 노후 지출 계획을 세울 때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만 한다.
월 지출 금액이 산출되었다면 이 금액이 바로 최경자의 기준이 되는 금액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완전치 않다. 최경자란 경제적 자유를 추구하는 금액이긴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다. 바로 ‘최소한’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여유 있게 잡아 놓은 항목이 있다면 기름을 빼내어 담백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최경자의 기준이 낮을수록 최경자 구축을 보다 쉽게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노후는 현실이다. 그리고 그 현실은 숫자에 의해 좌우될 수 있고, 낙관에 의한 기대는 냉혹한 현실에 의해 산산조각 날 수도 있다. 지금이 조금 여유 있다고 미래 또한 풍요로울 것이라 낙관하면 안 된다. 머리를 차갑게 할수록 미래를 조금 따뜻하게 준비할 수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최경자 구축 2단계는 소득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항목을 결정하는 것이다. 필자는 위에서 예시(표 참조)를 통해 <연금 + 자본(투자) 소득 + 생산(일) 소득>의 3가지 항목을 제시했는데, 우리가 노후에 벌어들일 수 있는 대부분의 소득들은 이 항목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자본(투자) 소득의 경우는 원룸이나 대여형 부동산 임대를 통한 임대소득 혹은 주식이나 펀드 혹은 ETF 투자를 통한 자본소득, 그리고 배당주 투자를 통한 배당소득, 정기예적금에 의한 이자소득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또한 일을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생산소득(근로소득)은 재취업이나 1인 기업, 프리랜서 활동, 더 나아가 공공 일자리나 아르바이트와 같은 단기소득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기준 항목을 정했다면 항목별 금액을 배분해야 한다. 표에서처럼 연금 100만 원, 자본소득 100만 원, 생산소득 50만 원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때 꼭 한 가지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절대 금액 배정을 할 때 낙관적으로 해서는 안된다. 재무 플랜을 세울 때는 항상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타이트하게 예상치를 잡아 놓는 것이 유리하다. 예상한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벌어 들일 수 있다면 그 금액으로 조금 더 여유 있게 생활하면 되지만 모자랄 경우는 사실 답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무 플랜의 수치는 가능한 한 보수적으로 잡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연금소득, 특히 국민연금을 비롯해 개인연금, 퇴직연금까지 보유했을 경우 대부분의 경우 100만 원을 초과해서 연금을 수령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에서처럼 100만 원만 설정한 이유는 국민연금의 경우 현재의 불입금액을 만 60세까지 유지했을 때를 추정하여 연금액을 산정하기 때문에 중간에 회사를 퇴직하거나 급여가 작은 회사로 옮길 경우에는 국민연금 수령액이 작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보수적으로 예상치 금액을 잡는 것이다.
또한 생산소득을 통해 50만 원 이상을 벌 가능성도 높다. 사실 웬만한 아르바이트만 하더라도 월 7~80만 원 정도는 기본으로 벌 수 있다. 하지만 이 금액을 낮춰 놓은 데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인생 2막의 일이 자신이 좋아하고 또 잘하는 일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닌, 나 스스로 선택하고 좋아서 하는 일이 되어야 하며, 그래야 오랫동안 즐겁게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많지 않으며, 또 나의 적성에도 맞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일을 통해 큰돈을 벌기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이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동력은 결국 돈이다. 이러한 일을 통해 벌 수 있는 금액을 낮추면 낮출수록 그 일에 도전할 수 있고 오랫동안 매진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두 번째 이유이다.
필자는 24년 간 직장인이었다가 현재는 작가이자 강사,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부장 시절에 비해 벌어들이는 수입은 채 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선택한 일이기 때문에 상당한 만족을 가지고 일하고 있으며, 또한 현재의 일에 정년퇴직 자체가 없기 때문에 이 일은 내가 원하는 시기까지 계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현재의 소득도 처음에는 현저하게 작을 수밖에 없었다. 생각해 보라. 인지도나 브랜드도 제대로 없는 사람에게 누가 강의나 컨설팅을 신청하겠는가. 그럼에도 이 일에 도전할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월 50만 원이라 적은 금액이었다. ‘열심히 하면 이 정도는 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나를 도전으로 이끌었고, 지금의 나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표지 이미지 출처 : https://blog.samsungfire.com/4098
* 이 글은 현재 공저 중으로 2023년 1월 출간 예정인 <나는 생애생계 이렇게 한다>(가제, 청년정신 출판사)의 초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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