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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Dec 15. 2022

바보야, 문제는 최경자야!

노후에 돈 걱정없는 삶을 살기 원한다면


경제적 노후가 걱정되는 2가지 이유


많은 사람들이 노후에 대해 걱정을 한다. 여기서 많은 사람이라 함은 보유한 자산이 작거나 일정하게 들어오는 소득이 적은 사람들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산의 규모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노후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왜 그럴까? 단순하다. 2가지 이유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첫째는 노후의 자산을 예측한다 할지라도 그 규모가 적정한 수준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의 내가 40대 중반이라고 가정해 보자. 정년인 60세를 기준으로 생각할 때 약 15년의 노후 준비 기간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우리는 과연 이 기간 동안 얼마의 소득을 창출해 낼 수 있을까? 산술적으로 생각할 때 매월 지출을 제외하고 약 150만 원 정도를 모을 수 있다면, 1년에 1,800만 원 그리고 15년이면 약 2.7억 원(원금 기준)을 보유할 수 있다. 어떤가? 만족할 만한 수준인가? 아무리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할지라도 다소 적어 보이긴 할 것이다.


허리띠를 꽉 졸라매고 매월 300만 원을 모은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15년 동안 약 5.4억 원 정도를 모을 수 있는데, 이쯤 되면 고민이 될 수 있다. 적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랜 노후, 예를 들어 90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60세부터 최소 30년이란 기간을 연금과 자신의 보유자산을 쪼개가며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5.4억 원이란 금액 또한 그렇게 여유 있어 보이진 않는다.


둘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후만큼은 풍족하게 살고자 하는 욕망이 크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열심히 돈을 모으며 살고 있는 이유는 노후에 돈 걱정 없이 풍요롭게 살기 위함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뭐 때문에 사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에 가지도 못하면서 아등바등 살겠는가?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우리는 노후를 착실히 준비하며 사는 것이라 할 수 있으리라.


문제는 현재는 그렇다 할지라도 노후에는 보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게 살고 싶다는 욕망의 모호함에 있다. 이를 대변하는 단어가 바로 ‘다다익선(多多益善)’이다. 즉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는데, 현실은 이를 충족시켜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민의 깊이가 클 수밖에 없다. 매월 수령할 수 있는 연금과 모을 수 있는 자산의 한계가 다다익선을 이상적인 목표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커지는 거다.



노후얼마나 필요할까


재무 컨설팅을 통해 원하는 60대 이후의 노후 자금 혹은 소득의 규모에 대해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한다. 왜냐하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머릿속의 기준선은 아마도 지금 직장이나 사업을 통해 벌고 있는 수준 정도가 아닐까 싶다. 이 정도의 소득을 계속 창출해 낼 수 있다면 노후의 경제적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듯싶은데, 문제는 그 소득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필연적으로 현재와 노후를 비교할 때 소득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우리는 그것을 인정하기 싫은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그것이 우리가 필연적으로 맞닥뜨리게 될 또 다른 현실인 것을.


통계를 한번 들여다보자. 다른 사람들은 노후에 어느 정도의 소득을 원하고 있는지 말이다.


 

직장인의 절반이 은퇴 후 매달 200만~300만 원의 생활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은퇴 후 노후 자금은 적어도 5억 원 이상은 있어야 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신한은행이 20일 발간한 ‘신한 미래설계 보고서’에 따르면 30~59세의 퇴직연금 가입 직장인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1%가 은퇴 후 ‘200만 원 이상~300만 원 미만’의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300만 원 이상~400만 원 미만(23.7%)’ ‘400만 원 이상(15.0%)’ 순이었다.


적정한 노후 자금은 ‘5억 원 이상~10억 원 미만’을 꼽은 응답자가 36.7%를 차지했다. ‘3억 원 이상~5억 원 미만’은 28.3%, 10억 원 이상은 28%였다. 은퇴 후 소득은 연금 의존이 컸다. 특히 응답자의 86%가 국민연금을 은퇴 후 주요 소득 발생처로 꼽았다.


(출처 : 서울경제 "5억은 있어야 노후준비… 월 생활비 최소 200만 원" 중에서(2022.6.20. 일자))     


기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평균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은퇴 후 월 적정 생활비는 약 200만~300만 원 수준이다. 여기에 노후자금으로 약 5억~10억 원 정도를 보유해야 한다고 보았다. 어떤가, 이 정도만 있다면 어느 정도 노후의 자금으로 충분하다고 볼 수 있을까? 아마도 고개를 갸웃거릴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과연 그 정도면 될지 사실 감이 잘 오지 않기 때문이다.


‘최경자’란 용어가 있다. 사람 이름은 아니고, 약자로써 ‘최소한의 경제적 자유’의 줄임말이다.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금액을 뜻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바로 ‘최소한’이다. 즉 ‘최경자’는 경제적 자유를 누리되 최소한의 금액만으로 돈에 대한 걱정 없이 사는 삶을 의미한다. 위 기사에서 보는 것처럼 15%의 사람들은 은퇴 후 적정 생활비로 400만 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현실성이다. 과연 지금의 내가 400만 원 이상을 은퇴 이후에도 꾸준히 벌 수 있을까?



최경자가 중요한 이유


최경자는 경제적으로 스스로를 돌아보는 가이드라인이자, 노후의 내가 돈 걱정 없이 살기 위한 기준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은퇴한 65세 이후 나는 어느 정도의 소득이 있다면 경제적 불안 없이 삶을 자유로이 살아갈 수 있을까? 그 기준을 정하는 것이 바로 최경자를 세우는 것이라 하겠다. 단, 최경자는 ‘최소한’에 방점을 찍고 있음을 유의해야만 한다. 월 400만 원이든 500만 원이든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이는 희망에 가깝다. 그렇다면 우리는 최대한 현실성을 반영하여 노후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최경자의 기준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 필자의 부부합산 최경자는 200만 원(현재가치 기준)이다. 즉 200만 원의 소득만 있으면 돈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다. 물론 펑펑 쓰면서 살 수는 없다. 하지만 평상시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돈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경제적 풍요를 맘껏 누리며 살기는 힘들겠지만, 돈으로부터의 자유는 구가하며 살아갈 수 있다.


최경자의 기준이 낮다면 노후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훨씬 더 대비가 쉬워질 수 있다. 반대로 기준이 높아질수록 현실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월 200만 원과 500만 원, 과연 어느 것이 더 달성하기 쉬울까? 노후는 현실이다. 우리는 그 현실을 미리 준비해야만 하고, 쉽지 않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보다 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다. 달성하기 힘든 소득 규모에 기대뿐인 희망을 걸지 마라. 현실을 인지하고 그것을 차분하게 준비하는 것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보다 쉬운 길이며, 그 길이 바로 최경자다.


최경자의 궁극적 목적은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이 각박하고 힘든 자본주의 세상에서 노후까지 돈 걱정 없는 평안하고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죽을 때까지 50억, 100억 대의 부자가 될 수는 없겠지만 내가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경제적 어려움 없이 잘 살다 가는 것이 최경자의 최종 목표이자 목적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아래 그림은 최경자를 가장 잘 대변하는 그래프라 할 수 있다.


그림. 일반인의 최경자 그래프(이 그래프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필자의 졸저 『돈 걱정없이 잘 살고 싶다면(2019년)』을 참고 바란다)


최경자가 달성되면 그다음부터 돈은 자신의 일상에서 필수가 아닌 옵션이 된다. 최소한이지만 경제적 자유를 이루었기 때문에 돈을 더 벌어도 되지만, 반대로 더 이상 벌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즉 돈으로부터 진정한 자유가 생기는 것이며, 더 이상 ‘돈돈돈!’하며 살지 않아도 된다. 생각만으로 신나지 않는가?


대신 한 가지 할 일이 있다. 바로 인문학 공부다. 남는 시간을 활용해 인생을 어떻게 하면 더 재밌고 짜릿하게 즐기며 살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공부해야 한다. 젊음의 시간을 돈 버느라 대부분 썼다고 한다면, 노년에는 돈 걱정 없이 오롯이 인생을 신나게 즐기며 살아가는데 집중해야만 한다. 그래서 인생 마지막 날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잘 놀고 간다’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인생에 대한 예의이자 도리, 감사라 할 수 있으리라.



* 이 글은 현재 공저 중으로 2023년 1월 출간 예정인 <나는 생애생계 이렇게 한다>(가제, 청년정신 출판사)의 초고 글입니다.





차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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