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바라기> 김래원 버전) "꼭 그래야만 했니..."
자, 다시 금리 이야기로 돌아와 보죠. 한국은행의 5회 연속 금리 동결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방송과 언론사들의 보도 또한 거의 대부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란 해석을 하고 있고요. 하지만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은 일반 국민들의 삶을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어느 국가든 기본적인 물가가 안정되지 못하면 국민들의 삶은 피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벌어도 물가가 높으면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기 어려우니까요. 그런데 소득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물가만 오른다? 과연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요? 아무리 가계부를 쓰고 아낀다 할지라도 늘어나는 것은 한숨 밖에 없을 겁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가가 높다는 것은 대다수 서민들의 고통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물가를 잡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행에서는 물가는 더 이상 큰 문제가 아니라 보고 있는 걸까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상승률 추이입니다. 작년 7월 6.3%로 고점을 찍은 뒤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죠. 올 7월에는 2.3%까지 떨어진 상태고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가이드라인은 2%입니다. 이를 감안하면 이제 거의 물가안정 상황으로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행에서는 더 이상 물가에 대한 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거고요. 하지만 정말로 진실로 물가가 안정된 것일까요?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이제 물가는 서민들에게 별 문제가 아닌 걸까요?
자, 이번에는 다른 그래프 하나를 보겠습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계산하는 산식은 전년 동월 기준으로 올해 같은 달에 얼마나 물가가 올랐느냐입니다. 즉 전년 동월을 100으로 놓고, 올해 같은 달에 얼마 올랐는지로 계산하는 거죠. 그래서 현재의 물가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전년 동월과 올해 동월을 함께 봐야만 합니다.
위 그래프에서 파란색 라인은 정부에서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상승률 추이입니다. 하락 추세가 확연하게 보이죠. 하지만 바로 위에 위치한 주황생 라인을 보시면 여전히 높은 추세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전년 동월과 올해 동월을 합해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즉 22년 7월 6.3%인 경우 23년 7월의 2.3%를 더해 8.6%로 계산해 본 겁니다. 이런 식으로 전년 동월과 올해 동월의 상승률을 더할 경우 지금의 높은 추세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한마디로 물가는 여전히 꺾이지 않은 채 상당히 높은 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물가로 인해 서민들의 삶은 계속 고통받고 있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에서는 무려 5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습니다. 왜? 경기침체가 보다 심화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죠. 사실 서민들의 경우 경기침체를 떠나 이미 물가 때문에라도 고통받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한다는 것은 더 이상 물가는 잡지 않겠다는 이야기와도 같습니다. 알아서 하락할 것이라 보는 것이죠. 물론 그렇게 될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물가상승률은 2% 밑으로 하락해 한국은행의 의도대로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게 된다면, 그에 따른 괴로움은 누가 견뎌야 하는 걸까요?(미국의 경우 6월에 3.0%까지 떨어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7월에는 3.2%로 재상승하기도 했습니다)
우선순위라는 것이 있습니다. 물론 한국은행은 정부기관으로서 국가의 지표를 잘 나오게 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형적인 수치가 아무리 잘 나온다 할지라도 국민들의 삶이 어렵고 힘든 상황이 계속 지속된다면 그것이 과연 옳은 선택이 될 수 있을까요? 한국은행의 결정은 조금 거칠게 표현하자면 ‘판단이 어려우니 일단 동결해 놓고 추이를 보자’는 것입니다.
물론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당장 숨이 턱까지 차올라 호흡조차 쉽지 않은 사람에게 ‘기다리다 보면 좋은 시간이 올 거야’하는 답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오히려 고통만 배가시키는 조치가 될 것입니다. 많이 안타깝네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한국은행의 선택이 말이죠.
결국 5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라는 조치는 망망대해에서 표류하고 있는 돛단배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배에 탄 사람들은 뜨거운 햇볕과 목마름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데, 육지에 있는 본부에서는 ‘순풍이 불면 배가 육지까지 올 수 있을 테니 그때까지 희망을 가지고 기다려라’하고 말하고 있는 듯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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