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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방배동 사모님
Aug 19. 2023
사진 잘 찍어주는 오빠
10. 고마운 그에게
사진 찍는 걸 무척 좋아하는 나에게
그는 참 영혼의 단짝이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사진을 안 찍게 되는 건
사실이지만
여행을 가면 그동안 못 찍었던 사진을 원 없이 찍어본다.
내가 직접 찍는
사진도 좋아하지만
주로 나를 찍어주는 걸 좋아한다고 볼 수 있겠다
:)
우리 부부는 여행을 너무 좋아하고
먹는 거
노는 거
걷는 거
참 좋아한다
♡
둘 다 어릴 때 만나서 일찍 결혼했기에
내 여행의 추억 대부분을 그와 함께 했다
살면서 시간이나 돈이나
늘 여유가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우리는 시간이 되면 무조건 가는 거다
이거
저거
재면 가기 어렵고 생각해 보면
그동안 갈 수 있는 상황은 별로 없었던 게 사실이다
맘 서면 그냥 가는 거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아이들과 같이 가기도 했지만
멀리 가는 여행이나 많이 걸어야 하는 여행은
우리 둘이 갔다.
아이들과는 국내여행도 참 많이
했고
해외는 휴양지나 물놀이 위주로 다녔었다.
결혼하고 갔던 여행들을 떠올려 보니
우리 정말 많이도 다녔다.
그래도 여행은 항상 목마르다.
여행만큼 좋은 게 있을까 싶다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가족에 집중할 수 있고
회사일 집안일 온갖 걱정들 다 내려놓고
어디 갈지 뭘 먹을지 무엇을
할 건지만
생각하니 머리도 가볍고
많이 움직이니 운동도 되고
제일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이다.
친한 동생은 나에게
언니 이번주에 또 여행 다녀왔어?
가
인사이기도 하다.
그와 둘이서는 유럽, 미국 등
주로 멀리 가는 여행을 선택했다.
주변에 도와주는 분들이 많았다.
베이비시터이모님이 봐주시기도 했고,
시누이와 성인이 된 조카들이 봐주기도 했다.
시누이가 8 명인건 타인들의 걱정과는 달리
나는 좋은 점이
훨씬
많았다
^^
10년이 넘은 일이다.
그때는 핸드폰으로
사진도
찍었지만
DSR카메라가 굉장히 인기였다.
우리도 캐논을 샀었고 여행 때마다 들고 다녔었다
(요즘은 핸드폰 사진이 워낙 잘 나오니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와 난 둘이 DSR카메라와 함께
홍콩과 마카오 여행을
떠났다.
그
당시 좀 무리를 해서 좋은 호텔을 예약했었고
사진 찍는걸 (찍히는걸) 좋아하는 나는
얼마나 많이 사진을 담았는지..
애들도 없었고 거의 신혼여행 모드로
그는 내 사진을 앉아서
때론 거의 누워서 얼마나
열정적으로 찍어 줬는지 모른다.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웃긴다
대망의 마지막날 마카오 그 좋은 호텔에서
DSR카메라로 그동안 찍은 사진을 보려는데
어머 사진이 안 보인다.
이건 모지..
그도 나도 당황했고 거의 주저앉을 뻔했다.
사진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고
카메라 자체가 고장이 난 것 같았다.
그는 고쳐오겠다고 카메라를 들고나갔다.
한참 후에 온 그는 세상 다 잃은 표정으로 들어왔다
여러 곳을 가봤는데 다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나는 대성통곡했고 그날 밤을 눈물로 보내고
다음날 겨우 마음을 부여잡고
집으로
왔던 기억이 난다 (그때 참 어렸고 유치했다ㅎㅎ)
물론
집에
와서도 여러 업체에 연락을 했고
보내 보았지만
사진 복구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고
지금도 왜 마지막날 카메라가 고장 났는지
원인은 알 수는
없었
다
.
그렇게 그는
여행 내내
내 사진을 그리도 열정적으로 찍어 주었지만
핸드폰에
있는
3장의
사진만이
우리의
여행을
담아야 했던 추억도 있다
이번달에는 아이들과 함께 호주여행을 다녀왔다.
물론 가능한선에서 최대로 길게 갔었다.
결혼한 지 18년
그는 이번 여행에서도 여전히
내 사진을 열정적으로 찍어줬다.
여행동안 내내 생각해 보니 참 감사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내 사진을 이렇게 열심히 찍어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
(게다가 실제보다 날씬하고 예쁘게 찍어줘야
한다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ㅎㅎ)
아마 없을 것 같다.
덕분에 아이들도 내
사진을 예쁘게 잘 찍어준다
다른 엄마들은 애들을 주로 많이 찍어주는데
우리 가족은 3명이 나를 찍어주고 있으니
여전히 철없는
엄마다
내 영혼의 단짝
앞으로도 평생 예쁜 사진 잘
부탁할게요:)
*사진출처: 픽사베이. 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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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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