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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N Oct 25. 2024

진짜? 정말 내가 좋아?? 반어법

나에게 더 친절하게 대해주기

사람들은 흔히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존심을 상했을 때 크게 화를 낸다. 상대의 의도가 정말 나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생각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의 감정이 그렇게 느낀 거면 자존심이 상한 거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에게 그리 큰 관심은 없다. 나에게 관심 있는 건 오직 나일뿐이다. 그럼 자존심을 상하게 한 게 정말 상대방 때문인지 나의 싫은 면모나 약점이 들통나버리거나 건드려져서 감정조절이 실패한 나 때문 인지 잘 살펴보아야 할 문제인 듯하다. 적어도 나는 나를 화나게 하는 게 타인일 때보단 나일 때가 더 많다. 나는 내가 정말 좋은가? 정말 충분히 아끼고 사랑해 주고 있는가? 나는 나를 막 대하면서 괜한 다른 사람을 탓하고 잡는 건 아닌가?


아이들이 어렸을 때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정성껏 밥을 차려주고 한두 시간 놀거나 학습지등의 저녁 스케줄을 마치 도장 깨기 하듯 마치면 저녁시간이 정말 쓰나미처럼 지나갔다. 대충 집 정리 후 아이들을 개운하게 씻기고 고요하게 천사처럼 자주기를 바랬다. 별 일 없이 내가 정해 놓은 시간에 자 준다면 조용히 맥주 한 캔 하는 호사를 누리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여유도 기대해 보지만 매번 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지만은 않았다. 꼭 한 번은 경고성 뱁새눈을 동반하고 "스으으읍" 방울뱀소리를 거쳐 우레와 같은 큰 소리를 지르고 난리판이 지나가야 하루가 마무리되는 날이 더 많았다. 유독 극대노를 하는 날이 있다. 마치 미친 사람처럼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훈육이라는 이름에 감쳐 내 감정을 여과 없이 마구 쏟아낸 끝에 자는 아이들을 가만 보고 생각해 본다. 그 생각 끝에 내가 가장 싫어하는 나의 모습이 아이들에게 보일 때 감정증폭버튼이 눌려진다는 사실은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내가 정말 싫어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아직도 나를 잘 모르겠다. 작가 소개란을 아직도 채우지 못할 만큼 나에 대해 단정 지어지지 않는다. 무슨 음식을 특히 좋아하는지 묻는다면 그것조차 선뜻 나오지 않는다. 좋아하는 건 모호한데 싫어하는 건 확실하다. 그러다 보니 모든 선택이 가장 좋아하는 거라기 보단 싫어하지 않는 것이 되어진다. 최고나 최선이 아닌 차선인 경우가 더 많다. 쓰면서 생각해 보니 내가 안타깝다. 내가 나를 잘 모르니 나의 선택에 확신이 없고, 걱정이 많고, 항상 불안하다.


[ 쓸데없는 걱정]


걱정의 40%는 절대 현실로 일어나지 않는다.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다.

걱정의 22%는 사소한 고민이다.

걱정의 4%는 우리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일에 대한 것이다.

걱정의 4%는 우리가 바꿔놓을 수 있는 일에 대한 것이다.


- 어니 젤린스키의《모르고 사는 즐거움》중에서 -


사실 허무하다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어찌 안되는데 무슨 큰일이 곧 일어날 것처럼 쓸데없는 걱정으로 전전긍긍이다. 단지 우리의 의지가 닿아 반향을 일으키는 건 겨우 4%에 불과한 것을. 방향이나 과정이 중요한데 어떤 일이든 빨리빨리 속도를 내야 하고, 비용은 최소화해야 하며, 결과는 최상이어야 한다는 게 강박처럼 따라다닌다. 걱정에 부채가 많다. 걱정 하나에 이자가 복리로 붙어 눈덩이처럼 불어나 감당이 안된다. 나를 갉아먹어버린다. 일어나지 않은 일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 머리로는 이렇게 잘 아는데 쉬이 고쳐지지 않는다. 남들에겐 오히려 관대하면서 이미 나에게 적용되는 기준이 높다. 남에게 보이길 허점 없이 완벽하고 실수 없고 매력적인 사람이고 싶다. 하지만 끝없이  허하다. 이 세상에 남은 너무 많으니 죽을 때까지 채워지지 않으리라.

나에게 탄력적으로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 나 자신에게 충분히 납득되고 어필되는 나 참 멋져라고 느껴지는 게 중요하다. 그 중심과 원칙을 잘 잡고  있으면  외롭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도 나이가 들수록 더욱 내가 나를 잘 알아야겠다.


Having compassion for yourself is one fo the greatest strategies for living a wonderful life. If you want a better life, commit to building a loving relationship with yourself. I invite you to love yourself when you're winning and when you're losing.


스스로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은 멋진 삶을 살기 위한 가장 훌륭한 전략 중 하나입니다. 당신이 더 나은 삶을 원한다면 당신 자신과 사랑하는 관계를 구축하기로 약속하세요. 삶에서 이기고 지는 모든 순간들에 스스로를 사랑할 것을 추천드려요.


출처:영어필사 100일의 기적, 저자:퍼포먼스 코치 리아


자비의 사전적 의미 남을 깊이 사랑하고 가엾게 여김. 그렇게 여겨서 베푸는 혜택. 또는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고 괴로움을 없게 함.


나에게 자비를 베풀라니 왠지 어색하다. 깊이 사랑하고 가엽게 여기며 즐거움을 주어 괴로움을 없게 하라는 게 엄청난 희생이 따르거나 그리 거창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출처:JTBC 드라마 나의해방일지
날 추앙해요.
추앙은 어떻게 하는 것이냐?
응원하는 거. 넌 뭐든 할 수 있다. 뭐든 된다. 응원하는 거


몇 해전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김지원(염미정)이 손석구(구 씨)에게 '추앙'을 정의해 준 말이다. 열심히 살아도 항상 제자리인 것만 같아 삶이 지친 나에 다른 걸로는 모자라다고 추앙이어야 한다고 했다. 아마도 그만큼이나 힘들었다는 뜻일 게다. 나는 추앙까지는 아더라도 자비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야 말로 멋진 삶을 사는 전략이라 하니 잘 안되어지면 나름의 연습과 노력을 위한 장치를 마련해야겠다.


나 생활 지침서를 만들어보자.


나를 오래 천천히 자세히 살핀다급해하지 않는다.

내 마음에 귀를 대고 소리를 경청하여 존중한다.

충분하다고 인정한다. 만족할 줄 안다.

나에게 투자하는 것에 인색하거나 아끼지 않지만 본전은 잊어버리고 과정을 충분히 즐기자.목소리, 눈빛, 손짓, 말투, 피부톤, 머릿결, 옷 입는 센스등 나를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이 온 우주의 기를 모아 케미스트리가 작용하여 매력을 발산한다고 믿자. 그러므로 나를 잘 가꾸자.

항상 감사하자.

감사할 줄 안다는 건 최고의 선물이다. 감사가 일상이 될 때 걱정은 희석이 되고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감사의 습관화 참 쉽지 않지만 그래도 감사거리를 찾아야겠다.

긍정의 마인드를 장착하자.

그러므로 나에게 친절하자. 

그러하여 앞으로의 나는 여유로움이 더해져 반짝반짝 빛이 났으면 좋겠다.


나는 아직도 나를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나를 멋지게 소개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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