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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는 삶이 주는 마음의 평안

by 방혜린 Feb 18. 2025
자료출처: tvN 유퀴즈 205화 너의 목소리가 들려

바닷가에서 작은 모래알을 하나 집어 들어 팔을 하늘로 쭉 뻗으면 그 모래알갱이로 가려지는 겨우 작은 영역. 하늘에 그 영역을 카메라로 찍었을 뿐인데 저렇게 많은 은하가 있데.

저기에 또 많은 별들이 있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찍어 컬러로 처음 공개된 사진

가운데 노란 은하들 보이지? 태양 같은 별들이 천억 개 정도 모여서 은하를 만들고.

그런 은하들이 수백 개 수천 개가 모여서 은하단을 만들고 있다고 하더구나.

저렇게 수많은 별들 속 태양계에 속한 티끌 같은 작은 별 지구에서 내가 너를 만난 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이고 행운인지 새삼 저 프로그램을 보며 신기하고 경이로운 느낌마저 들더구나.

이 세상 가장 소중한 존재로 나에게 와준 너에게 엄마가 고르고 골라 맨 처음 하고 싶은 말은

감사하는 삶이 주는 마음의 평안이란다.     


너를 처음 만난 그 순간은 1분 1초까지도 선명해.

마치 타투처럼 기억과 감정이 머리와 가슴속 깊이 새겨져 있어 엄마는 잊을 수가 없단다.

10월 9일 한글날 6시간 정도의 진통 끝에 너를 만났지.

손가락 발가락 다 있고, 머리가 새까맣고 곱실거려. 눈은 상커플이 져있고,
보조개가 쏙 들어가서 우리 딸 예쁘게 생겼어

    

너를 먼저 본 아빠는 엄마에게  살짝 흥분되어 저렇게 말해 주었어.

자식자랑하면 팔불출이라고 하는데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핏덩이인 너를 엄마에게 저렇게 설명한 거 보면 평소에 좀처럼 감정의 변화가 없던 아빠도 아마 그 순간만큼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어려웠던 모양이야.

그날 너의 탄생으로 누군가의 아들딸로 살아온 우리 부부는 한 딸아이의 아빠와 엄마로 다시 태어났어.

그리고 또 한 명 우리 집에 바보도 태어났더라? 딸 바보 네 아빠! 너도 잘 알지?     


나는 늘 선택되어지는 존재다.(주 1) 네가 나를 선택해서 나에게로 와 준 순간부터 엄마의 마음 가득 차오르는 감정은 딱 하나 감사였어. 아무 조건 없이 건강하게 내게 와준 너의 존재만으로도 감사했어.

그 감사함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넘처나는 기쁨의 근원이었고 엄마는 너에게 선택받은 수혜자로써 행복을 만끽할 수 있었단다. 그 이상 무언갈 더 바랄 필요도 없었지만 만약 바란 다면 그건 욕심이었을 거야.

특별할 게 없는 나를 엄마로 만들어 준 네가 너의 전부인양 나를 의지하며 특별하게 만들어 줬었지.     


그런 네가 작은 씨앗이었던 네가 콩알 같았던 네가 어느덧 스무 살 어엿한 성인이 되었다는 게 엄마는 믿어지지가 않는단다. 얼마 전 수능을 치르고 또 쉼 없이 두어 달을 하루 12시간씩 그림 그리며 실기준비에 매진하고 마지막 실기시험을 치르던 날 엄마 마음은 편안해졌어. 그리고 그 전쟁 같았던 입시가 무탈하게 끝나서 감사했지.    

 

모든 과정을 끝내고 너는 고단했던 행로를 견뎌낸 지치고 피곤한 몸을 뉘우고 길고 긴 잠을 자더라.

그렇게 달고 맛있게 잘 수가 없었어.

몇 날 며칠을 자고 일어난 널 위해 엄마는 참으로 오랜만에 너와 함께할 브런치를 여유롭게 준비하는데 이 상황이 이 모습이 이 순간이 문득 너무 생경하고 어색하단 생각이 들었어.

마치 내 것이 아닌 내 삶이 아닌 것 같은 다른 사람의 옷을 입고 있는 느낌이랄까?

고단백을 채워 넣기 바쁜 고기위주의 밥을 준비해 급하게 무슨 퀘스트를 달성하듯 영양제 한주먹을 반찬삼아 먹어 치우고 쫓기듯 또 학교로 학원으로 어딘가로 바삐 가던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던 거지.

올 들어 가장 추운 날 저녁 너와 함께 필라테스를 하러 갈 때도 운동 끝내고 오면서 붕어빵을 사 입에 하나씩 물고 마트에 들러 먹을 것들을 양손 잔뜩 사 들어올 때도 아파트 단지 내에 키우는 고양이 자매 봄이 와 가을이를 보러 같이 갈 때도 별거 아닌 일상인데 꼭 내 자리가 아닌 것만 같고 이런 시간을 보내도 되는 건지 어리둥절하더라.

그렇지만 이내 내 옆에 미니미처럼 딱 붙어 항상 너와 내가 함께였던 그 모든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생각났어. 그리고 그때 미처 알지 못했던 일상이 이렇게 오래 즐기지 못해 생소하게 느껴질 만큼 소중하고 감사함이었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꼈단다.


나에게 와서 진정한 감사를 알게 해 준 내 딸이 감사의 의미와 가치를 충분히 알게 된다면 네 삶이 훨씬 더 풍요로운 삶이 되어질 거야.     


"감사는 가장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주 2)

작년에 네가 고3을 시작하면서 엄마는 감사기도를 매일 쓰려고 다짐을 했었단다.

그런데 그 다짐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어. 여유가 없어서였을까? 감사할 거리를 찾기가 힘이 들더라.

머릿속은 불만이 잠식해 버리고 입으로는 불평이 터져 나오더니 결국 몸까지 아파오더라.

엄마는 작은 것을 감사해야 큰 것도 감사할 수 있다는 진리를 미처 몰랐었나 봐.

그런데 생각해 보면 모든 게 감사 아니겠니? 우리가 살아있는 이 소중한 순간의 소소한 작은 모든 것들에 감사할 때 행복을 느낄 수 있으니 우리 딸은 지혜롭게 작은 것에 감사하는 행복을 만끽하길 바란다.  

   

"감사는 긍정의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주 3)

감사는 너에게뿐만 아니라 네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지.

누군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 그 사람도 다른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게 되고, 이는 긍정적인 연쇄 반응을 일으키게 된단다. 그러하다 보면 그 감사가 분명 너에게 눈덩이처럼 불어나 몇 배가 되어 돌아오게 될 거야.      


"감사는 관계를 더욱 깊게 만든다."(주 4)

우리가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때, 감사를 전하는 네 마음도 그 마음을 받는 상대방도 마음이 몽글몽글 따뜻해지며 그 관계는 더욱 깊어지고 신뢰가 쌓이게 된단다.

감사의 표현을 잘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관계 유지하는 척도가 되어주지.

어떤 사람들은 감사의 말을 하는 걸 자칫 자존심상하다고 하기도 하더라.

그런데 딸 감사를 전하는 건 용기 있는 행동이고 그 모습은 너를 더욱 자신감 있게 만들어 줄 거야.

그 자신감은 너의 매력을 발산하게 할 것이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충분히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될 것임을 잊지 말길 바라     


"감사는 개인의 성장을 촉진한다."(주 5)

감사는 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단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우리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지.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우리는 혼자서는 살 수 없기에 어우러져 살아야 하지. 하여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것도 또 주기만 하는 것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야.

성숙한 성인이라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고민하고 결국 개인의 발전으로 이어진단다.    

 

어린이의 어른도 쉽지 않은데 어른의 어른이 되어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생각하며 참 어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네. 말보다는 글이 글보다는 행동이 큰 힘이 있다는 걸 잘 알지?

그리고 그 모든 행동은 정신에서 나온다는 거 알지? 엄마도 너에게 전하는 메시지들을 몸소 실천하는 멋진 어른이 되려 노력하련다. 이제 막 꽃다운 나이 스무 살 성인이 된 너에게 이렇게 글로 엄마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온걸 온마음으로 감사해.    

 

데살로니가전서 5:16~18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때때로 소중함을 잊고 감사함을 당연함으로 생각하게 될 때가 있지. ‘범사에 감사하라’(주 6)는 성경 말씀을 항상 품지만 매사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더구나.

그럼에도 딸아 모든 상황 속에서 감사하며 날마다 평안 속에 살아가길 그리하여 그 삶이 풍성해지길 엄마는 진심으로 바란다.     


주 1>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주 2> 마야 안젤루

주 3> 마틴 루터 킹 주니어

주 4> 헨리 나우웬

주 5> 존 맥스웰

주 6> 성경 데살로니가전서 5: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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