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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미진 Mijin Baek May 18. 2021

(견생 7주) 2일차. 사료를 안먹는다!!

5/15(토). 우리집에 아기 풍산개가 왔다!!

AM 1:55

자다가 낑낑대는 소리에 우리 부부 둘 다 깼다. 꺼내줬더니 발버둥을 친다. 바닥에 내려 놨더니 응가를 한다. 물기가 많은 응가다. 똥꼬 닦아주고 집에 넣어주니 다시 잔다. 혹시 배가 고픈가 싶어서 사료 1.5 스푼을 물에 불리기 시작. 한시간 쯤 불려서 주랬으니 한 시간 뒤에 일어나야겠네...


AM 2:55

한 시간 뒤로 알람을 맞춘 것도 아닌데 또 깨갱거려서 자다가 깼다. 정확히 한 시간 지났길래 사료를 갖다 줬다. 할짝거리기만 한다. 울타리 밖으로 꺼내서 안았더니 또 발버둥을 친다. 내려놓으니 또 응가. .....

다시 방으로 들어가봤자 또 나와야 할 것 같으니 거실에서 자기로 했다. 여분 토퍼를 가지고 나와 거실에 자리를 폈다. 남편도 함께 나왔다. 아이가 생기면 이런 기분이려나.. 전우애가 생긴다.



AM 5:10

응가

밤새 잠을 못잤다. 강아지가 자다 깨서 낑낑대거나 우오오오~ 하는 소리를 거의 한시간 주기로 낸다. 엄마랑 형제들이랑 같이 지내다가 갑자기 떨어져서 그런가 싶어서 수건에 둘둘 말아서 안고 있다가 옆에 안고 누웠다. 그랬더니 곧 잔다. 낑낑대지 않고 잘 잔다.



AM 6:32

깼다. 잠은 다 잤다 싶어서 놀아줬다. 새벽 세시에 준 사료는 먹지를 앉는다.



AM 7:37

응가. 쾌변해서 기분이 좋은지 다시 잔다.

체온 때문에 그런가 다리 사이 이런데서 잘자는 느낌..



AM 9:00

남편 출근. 나도 병원에 가야 해서 나갈 준비



AM 10:00

외출. 울타리에 넣어두고 입구를 막아두었다.



PM 1:30

병원 가서 진료 받고 점심 먹고 돌아왔다. 아침에 사료를 안먹는 것 같아서 마트에 들러 강아지 우유를 사올까 하다가 걱정이 돼서 최대한 빨리 돌아왔다.

집에 와보니 울타리 안 배변 패드와 바닥에 응가칠을 해놨다. 발로 밟았는지 뭉개져있다. 새벽 세시에 줬던 그 밥도 그대로다. '왜 안먹는거지 맛이 없나 아님 아직 우유 먹어야 하는 앤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

일단 똥부터 치우기로 한다.



PM 1:50

'강아지 우유를 사와야겠는데 얘를 놔두고 나가기도 뭣하고 그렇다고 데리고 마트에 가기도 그런데 어쩌지..' 잠시 고민하다가 단지 상가에 무인 펫샵이 있던게 떠올랐다. 무인이고 펫샵이니 얘를 데리고 가도 되겠다 싶었다.

근데 밖에 비 오는데..... 얘를 수건에 싸면 한 손으로 안고 한 손으로 우산 들면 우유는 어떻게 들지..

그 짧은 순간에 순식간에 이런 생각을 하고는 포대기를 만들어서 들쳐 매기로 했다. 포르투에서 사온 식탁보를 꺼내 두 번 접어서 양 끝을 묶어서 크로스로 맸다. 가운데에 강아지를 안착시켜 밖으로 나가본다. 버둥거리지 않고 내내 가만히 있었다.



PM 2:10

펫샵 둘러보며 아이펫밀크 2봉 구매. 하나는 저지방으로 사보았다.



PM 2:30

집에 들어와서 하루 섭취량이 얼만큼인지 확인하고 30ml 정도를 따라줬다. 어제 가져온 스텐 그릇은 지름이 커서 그런지 앞발로 첨벙거리던데, 액체는 아무래도 엎을 것 같아서 좀 더 작은 네모난 도자기 그릇에 담아줬다. 게 눈 감추듯 핥아 먹는다. 싹싹 다 먹었다.

 


PM 5:20

여태 자다가 일어나서 낑낑댄다. 새벽에 말아준 사료는 아예 먹질 않는다. 버리고 새로운 사료를 우유에 말아줬다. 잘 먹는다. 그치.. 이게 더 맛있겠지...  

어제는 이사 다니느라 힘들었는지 잠만 자더니 오늘은 파이팅 넘친다.



PM 6:23

수건 두 장을 깔아서 그 위에서 자게 하고 있지만 화장실이랑 가까워서 잘 못가리는건가 싶기도 하고.. 한달만 있다 갈거라 강아지 집을 사기도 뭣해서 안입는 맨투맨티로 방석을 만들어보기로 한다. 만드는 모든 것을 좋아하는 인간이라 집에서 할 수 있는 웬만한 도구와 장비는 갖추고 있어서 가능...



PM 6:54

응가를 했는데 모양이 이상하다. 어제 오늘 사료를 물에 말아줘서 물기가 많은 응가였는데, 오늘은 몽글몽글한 뭔가가 있다. 혹시 기생충인가 싶어서 움직이는게 있는지 한참을 들여다 봤다. 우유 때문인가보다 싶으면서도 혹시 몰라 병원에 물어보려고 사진을 찍어 두었다.



PM 9:32

응가. 이번 응가도 역시나 앞선 것처럼 몽글몽글한 뭔가가 보이고 더 설사같음.

그나저나 응가를 배변패드에서 하긴 하네. 다행이다 싶다.



PM 10:12

방석 완성. 집에 재봉틀이 있는데 애가 깰까봐 쓰지를 못하고 손바느질했다. 아 정말 개힘들었음..

하지만 좋아해줘서 뿌듯하다. 지 자리인 줄 아는걸까. 올라가서 잘 잔다.







아침에 사료 55g 계량해서 컵에 담아두고 주는 중. 7스푼 용량인데, 오늘은 그 중 2스푼이 남았다.

남은 2스푼 중 1.5스푼은 밤새 먹으라고 밥그릇에 불려서 담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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