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월) 우리집에 아기 풍산개가 왔다!
사월이가 온지 열흘쯤 되니까 강제로 아침 5-6시 사이에 일어난다.
처음 한 삼사일 동안은 일찍 자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게 부담스럽지 않았는데, 요 며칠 계속 늦게 자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니 피곤하다.
오늘도 거실로 나와서 사월이랑 좀 놀아주다가 방석을 깔고 앉아 졸다 깨다 했다. 안되겠다 싶어 안방에 들어가서 누웠다. 거실에서 깽깽거리다가 문을 꼭 닫지 않았더니 안방 문을 밀고 들어와 활보하기 시작 ㅋㅋㅋㅋ
밖에 내놓고 문을 꼭 닫았더니 문을 긁고 난리다. 휴...
남편이 오늘 쉬는 날이라 거실로 나갔다. 조금 더 잘 수 있었다.
그래봤자 한 시간 남짓이었지만 좋아..
무는 힘이 정말 쎄졌다.
너무 커서 잘 안놀던 뽀로리랑도 투닥-
AM 7:00
응가. 주방 매트에 토끼똥처럼 2알을 쌌다.
휴지로 싸서 버리러 현관 입구쪽 공용 욕실로 들어갔는데, 그쪽에 세워둔 철망을 밀고 욕실로 따라 들어왔다. 와 열흘 새에 힘이 이렇게나 쎄졌어....
이와중에 귀엽고 난리..
AM 7:30
응가. 배변 패드 1에 토끼똥 4알.
그 사이 난 뭘 좀 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공용 욕실에서 돌아오니 똥이 놓여 있더란다 ㅋㅋㅋㅋㅋ
아니 왜케 자주 싸는거얔ㅋㅋㅋㅋㅋㅋㅋ
사료는 밤새 먹던게 있어서 더 주지는 않았다.
AM 8:00
남편이 쉬는 날이라 너무 좋다. 난 이제 출근~
PM 1:00
사료 2 스푼
나도 점심 시간이라 밥 먹고 잠깐 놀아주기. 오늘 때마침 개엄마 티셔츠를 입었지.
PM 3:00
화장실 가려고 나왔다가 너무 적막하길래 두리번거렸다.
사월이가 거실 바닥에 내려놓은 담요 속에 쏙 들어가서 자고 있다.
PM 5:40
사료 3 스푼
나 보니까 좋은가보다. 놀아달라고 하는데 아직 일이 덜 끝났어....
PM 5:45
먹자마자 바로 응가 ㅋㅋㅋ
주방 발매트 위에 깔아둔 배변 패드 위에 헸다. 발매트가 두꺼워서 한쪽 다리만 올라가면 기우뚱하니까 매트 위로 올라가서 매트 바깥쪽으로 궁뎅이를 내밀길래 얼른 돌려놨다. 토끼똥처럼 단단하다.
응가 직전 행동을 유심히 보니까 낑낑 대면서 냄새를 맡으며 응가할 곳을 찾는다. 응가는 주방 매트쪽으로 정한건지 그쪽에서 주로 싼다. 쉬야는 아직 들쑥날쑥하다.
응가 치워주고 서재로 다시 들어오면서 문을 열어놨다.
따라 들어왔는데 내가 아는척을 안했더니 혼자 놀다가 거실로 나가버린다.
생각해보니 사월이는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릴 뻗었던 것 같다.
가만히 앉아 있을 때 내가 앞에 가서 앉으면 내게 오거나 했고, 내가 뭔가를 하고 있을 때 내 발 밑으로 오거나 해서 내가 아는척을 해주면 그제서야 놀자고 달려들었던 듯.
오늘 너무 아는 척을 안했나 싶어 퇴근하고 거실로 나갔다.
그런데 애가 나한테 안와 ㅋㅋㅋㅋㅋㅋ
내가 다가가도 선뜻 오질 않는다. 당근으로 살살 놀아주는데 뭔가 '내가 지금 그럴 기분은 아니지만 엄마가 놀아달라니까 내가 놀아줄게' 같은 느낌이랄까....
눈 높이를 맞췄더니 내 얼굴로 다가와서 코에 뽀뽀를 쪽-
그러고 나면 얼굴로 달려들어서 귀를 물려고 해서 계속 있으면 위험하다. 머리카락도 공격 대상인 듯.
** 셀피 모드로 찍어본건데 카메라를 보고 달려오는걸 보니 내 손을 보고 달려드는 듯 하다.
집에 온지 11일.
정말 신기하게도 응가를 가리게 됐다. 사월이의 응가, 쉬야 신호를 나도 알게 됐다.
사료 주는 시간도 얼추 규칙적이게 됐다. 이제 시간 단위로 기록하는 건 더 안해도 되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 아기였다면 열흘만에 이렇게 되지 못할텐데, 강아지의 시간은 사람보다 4배 더 빠르다더니 정말 그런가보다. 여러가지로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