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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고 Dec 23. 2020

다섯 가족 온라인 연말 파티

7세부터 70세까지  따로 또 같이

“잘 들리나요?”

“네~”

“이제 다들 입장했으니까 연말 파티를 시작해볼까요?”


   크리스마스를 앞둔 토요일 오후, 나는 형제들, 부모님과 함께 하는 온라인 연말 파티의 호스트가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올 해는 만나지 않기로 했지만, 그냥 보내기가 아쉬웠다. 화상 공간에서 잠깐이라도 얼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언니, 동생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2020년엔 모두가 온라인 수업과 회의를 접하게 되었으니 환경적인 면에서는 가능할 것 같았다. 가족모임까지 온라인으로 옮기다니?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가족이니까 부담 없이 시도해 볼 수 있겠다 싶었다.         


가족 온라인 연말 파티 기획 중


   파티 전날 줌으로 연습을 했다. 엄마는 처음 사용하는 앱이라 도움이 필요했는데, 동생이 부모님 댁에 들려 사용법을 알려드렸다. 스마트폰과 TV를 연결해서 큰 화면으로 볼 수 있게 준비를 하였다. 형제들도 스마트폰, 컴퓨터, TV로 입장을 해보았다.  이제 각자의 집에서 정해진 시간에 접속하기만 하면 된다. 화상 모임은 길어지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피로도가 쌓이기 때문에, 첫 온라인 연말 파티는 30분으로 잡았다.


   프로그램 구성은 게임과 장기자랑이었다. 첫 번째 게임은 가위 바위 보였다. 다섯 가족의 대표 한 명씩을 뽑아 대결을 했는데, 엄마가 우승을 했다. 두 번째 게임은 초성 퀴즈로, 초등학생 조카들의 열띤 참여가 있었다. 여동생 가족과 남동생 가족이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으로는 절대음감 게임을 진행했다. 절대음감은 번갈아가며 음절 하나하나에 힘을 주어 읽는 게임으로, 나리자, 모리자, 모나자, 모나리로 연습을 했다. 실수하는 어른들, 어깨를 들썩이며 몸으로 참여하는 조카들 덕분에 많이 웃었다. 게임을 준비할 때는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것 (가위 바위 보) -> ‘저요’ 하고 손을 드는 사람이 맞출 수 있는 것 (초성게임) -> 돌아가며 참여하는 것 (절대음감) 순으로 쉬운 게임에서 어려운 게임으로 넘어갔다. 게임 우승자에게는 메로나 기프티콘, 치킨 기프티콘, 피자 기프티콘을 선물로 주었다.     

온라인 모임에서 할 수 있는 게임


   장기자랑 시간에는 우리 가족이 먼저 무대에 올랐다. 학교에서 기타를 배운 첫째가 먼저 연주를 하고 둘째와 나의 합주가 이어졌다. 핸드폰으로 음악을 틀어놓고 드럼과 리코더를 연주했다. 다음으로는 엄마가 독창을 했다. 마지막으로는 막내 조카의 성경암송이 있었다.  장기자랑은 끝났지만 헤어지기 아쉬워서 끝말잇기 게임을 하고 파티를 끝냈는데 예상했던 시간을 5분 초과하여 딱 적당했다.  


   모임방을 해체하기 전에 “다 같이 멋진 모습으로 화면을 봐주세요.” 하며 단체사진을 찍었는데, 빨간색과 초록색의 드레스코드를 지킨 가족들, 음료수를 미리 준비해 파티를 즐긴 가족, V를 그리며 웃는 가족, 강아지를 안고 있는 모습을 다 담았다.          

      새로운 제안에 흔쾌히 함께 해주신 아빠 엄마.

      열띤 응원으로 최고의 청중이 되어준 언니네 가족.

      삼 형제들과 열심히 게임에 참여해 준 여동생 가족.

      온라인 파티에 몰입해서 웃음을 선사해준 남동생 가족.

     연주, 무대 준비, 분위기 띄우기 등 모든 면에서 함께 진행해 준  우리 가족.

코로나로 만나기 어려워졌지만, 코로나 덕분에 기억에 남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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