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보다는 토스트 아웃을

by 시 쓰는 소년

요즘 우리 사회는 '번아웃(burnout)'이라는 단어에 익숙하다. 열정적으로 달리다가 어느 순간 에너지가 바닥나버린 상태. 탈진하고,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그 지점. 많은 이들이 '열심히 했으니 당연하다'라며 위로하지만, 그 위로조차 공허하게 느껴지는 날들이 있다.

나 역시 그런 적이 있었다. 성과에 목말라 쉼 없이 달리던 어느 날, '나는 지금 무얼 위해 이러고 있나' 싶은 순간이 찾아왔다. 타오르던 불꽃은 사그라졌고, 그 자리에 남은 건 잿더미 같은 무력감뿐이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3453.jpg photo by 시 쓰는 소년

“불태우는 게 답일까? 토스트처럼 구워지는 건 어떨까?”


번아웃이 '불에 타 없어지는 상태'라면, ‘토스트 아웃’은 ‘적당히 데워져 나를 내어주는 상태’다. 즉, 무작정 열정에 나를 태워버리는 게 아니라, 나를 건강하게 구워내는 삶의 방식이며 타버린 상태가 아닌 익어가는 모습이다. 빵은 센 불에 오래 구우면 타버리지만, 적당한 온도에 맞춰 굽는다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진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나를 태우는 게 아니라, 나를 살리는 방향으로 데우고, 굽고, 익히는 것. 스스로를 돌보고, 균형을 맞추는 습관에서 토스트 아웃은 시작된다. 나는 이제 무조건 열심히 하는 대신 적당히 의미 있게를 선택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완벽주의보다는 보통주의를, 몰입보다 여백을, 성과보다 지속 가능성을 좇는다.


그리고 하루의 에너지를 모두 태우기보다, 남겨두고 잠드는 삶을 지향한다. 그래야 내일 아침도 다시 구워질 수 있으니까. 우리의 인생이 잿더미가 아니라, 바삭하고 따뜻한 토스트처럼 이어지길 바란다. 번아웃보다는 토스트 아웃을. 그것이 내가 만들어내고 싶은 삶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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