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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어서 만나자. / 자작시(18)

by 시 쓰는 소년

햇살이 풍성한 어느 날 아침

지저귀는 새소리가 나를 반긴다.


아무도 찾지 않는 이곳에

소리 없이 찾아온 너는


상쾌한 아침을 열어주는

영양 만점 비타민


길을 걷다가 우연히 주친 꽃 가족

모진 겨울을 잘 이겨내고

새싹을 피워 낸 거룩한 소망


가까이 다가가는 나의 발걸음은

날개 달린 듯 사뿐사뿐 흥이 나네.


그 소리, 그 꽃망울을

다시 듣고 보고 싶은 마음 간절한데

기다릴 것인가, 다가갈 것인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도

찾아가는 것도 방법일 텐데


문득 내가 모질게 굴었던

한 사람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애잔히 스며들며 깊은 상념에 빠진다.


내일은 그에게 다가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벗 삼아

회포나 풀까


기다리다 지나가기 전에

다가가 보는 건 어떨


그래, 친구야.

어서 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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