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떤 행동이나 선택을 하면 그 행동이나 선택이 나를 인식한다.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순간 인연이 생기듯이 내가 하는 것은 나를 인식하고 의식한다. 내가 사랑하기로 하면 '사랑'이란 형이상(形而上)이 나를 주시하고, 내가 침묵하기로 한다면 침묵이 나를 본다.
서로를 알아본다는 것은 온갖 만들어진 시간 속에서 절로 생겨난 서로를 간파한다는 것. 폐호흡도 하기 전의 선천적 기반이 주는 선물이랄까. 아니면 슬픈 일이었을지 모를 상실을 감내하고라도 들인 또 다른 노력에 대한 결과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