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러 번의 실패들이 모여 하나의 루틴을 만든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루틴을 만들자

by 애티로스

난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권력욕, 지위욕, 금전욕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욕심이다. 그래도 다행히, 남들이 봤을 때,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욕심이 없다. 예를 들어, 도박, 알코올, 담배 등에는 크게 관심이 없고, 일반적으로 봐서, 좋아 보이는 것들.. 독서(책), 글쓰기, 인격, 품격, 성품, 배려, 친철, 인내 등에는 많은 관심이 있고, 보다 잘해 보이려고 욕심을 낸다.


하지만, 좋아 보이는 것들은 보기에는 좋아 보여도, 막상 실천하기에는 귀찮음과 번거로움이 따라붙기 때문에, 실천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솔직히, 독서만 하더라도, 매스컴에서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렇게 강조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1년에 책 2권 이상 읽어내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솔직히 고백하면, 코로나 이전에는 1년에 책 1권도 사 보지 않았다. 독서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다.


코로나가 닥치고 나서야, 코로나 상태가 조금 나아지려고 하자, 학원가도 '집에서 나오지 않는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방법'등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학원 원장들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하는 마케팅 수업이 한창인 때가 있었다. 그때 마케팅 수업하면서 마케팅 관련 책 읽고 공부하는 과정들이 있었는데, 그때 비로소 대학교 이후, 처음으로 책을 사서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과제로 인한 독서였지만, 비상 걸린 내 학원도 살려야 하기 때문에, 나름 진지하게 과제에 임했고, 그 덕분에 책에 대한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그때부터 책이 읽고 싶어졌다. 내 인생에 도움이 될 것 같은 느낌이었나 보다.


하지만, 남들이 다 좋아 보이는 독서라 할지라도,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좋다는 책 사놓기만 하고, 몇 페이지 읽다가 그만 읽고, 또 좋다는 책 사 두고 다 읽지는 못하고, 이런 일이 반복되었다.


이런 일이 비단 책 읽기에서 뿐이겠는가.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쓰기도 얼마나 보기 좋나? 누구와 대화할 때, 상대방이 나에게 "요즘, 취미 생활을 뭐예요?"라고 물을 때, "뭐, 시간 남을 때, 글 써요."라고 대답한다면, 상대방은 "예? 우와 멋져요!"라는 반응이 제일 많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 이야기하지만, 좋아 보이는 것들이 하기가 쉽지가 않다. 쓰다가 말고 쓰다가 말고, 하기가 수십 번이다. 그럼 이렇게 하고 싶은 게 많은 욕심 많은 내가,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어느 영상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아예 하루 루틴으로 만들어라!라는 메시지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 영상을 본 지도 몇 달이 지난 것 같은데, 그것 또한 시도하다 말고 시도하다 말고, 작심삼일만 또 여러 번이다.


그러나, 이런 여러 번의 시도들과 포기들이 모여, 얼마 전에는 '엉! 이제는 정말 하루 루틴으로 만들어 볼 수 있겠는데?!' 이런 생각이 들면서, 한번 루틴 기록을 해 보고 싶었다.


Screenshot_20240717_235756_BAND.jpg 네*버 밴드-최초 3개

처음에는 정말 하고 싶은, 제 인생 아이템 3가지를 실천하고 싶어서, 일정표에 3가지를 올렸었다. 물론, 바쁘고 피곤한 날에는 3가지를 다 완료 못하는 날도 있었지만, 그것 또한 건강한 시도이기 때문에, 이제는 그런 시도 자체를 인정하려고 하고 있다. 이 세 가지가 조금 습관이 잡히려고 할 때, 또 욕심이 나는 것이었다.


기도였다.


나를 위한 기도가 아니라, 타인을 위한 다른 가족들을 위한 기도였다.



Screenshot_20240730_025553_BAND.jpg 네*버 밴드

이 4가지의 리스트 목록도 며칠 해 보니, 괜찮았다. 조금 늦게 일어난 날에는 기도를 하고 운동하려고 가는 헬스장까지 가는 시간이 조금 애매할 때는 집에서, 영상 틀어놓고 홈트를 하기도 한다.


이 홈트 또한, 여러 번의 운동 시도에서 한 두 번 해 보았던 경험들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어색한 경험은 아니었다. 지금 생각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리스트 목록을 정해 놓고, 완벽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시도해 보는 것에 목표를 둔다면, 좀 더 오래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또 하나의 목록이 추가되었다. 며칠 전부터 생각했었는데, 아침 청소이다.


와이프가 평소에 거실 청소에 신경을 쓰고 있는데, 주말마다 내가 청소하면 대개 좋아해 준다. 평소에는 학원일 때문에 바빠서 잘 못하기 때문에, 주말에 한 번씩 하면, 와이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생각나서, 며칠 전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청소기로 한번 돌리고, 물티슈 밀대로 간단하게라도 한번 밀자.라고 생각하고 오늘 처음으로 청소를 시도해 봤다.


Screenshot_20240730_135933_BAND (1).jpg

아침청소를 하고 나니, 생각보다 개운한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이 루틴들이 또다시 작심삼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제 자신 있다. 이러한 여러 번의 실패한 시도들이 모여, 좀 더 완성된 하나의 루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아버렸다. 실패해도 포기해도 두렵지 않다. 언제 또다시 시도할 테니까 말이다.


그런 시도들은 언젠가는 나의 루틴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