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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티로스 Aug 03. 2023

마음 근육 기르기

공부의 또 다른 의미

학원 방학 후, 첫 수업있는 날이었다. 오전부터 방학특강을 진행하느라 마음이 바빴다. 그러나, 특강이 생각보다는 순조롭게 진행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첫날 특강 수업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오후 수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에, 문자가 오기 시작했다. 


"오늘 oo이 가족휴가 중이라, 하루 결석합니다."라는 학부모님의 문자였다. 맞다. 아직 휴가가 끝나지 않은 가족들도 있어서, 이번주는 아마 결석이 좀 있을 꺼라고 예상했었다. 매년 이 맘때면, 으례히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그냥 수업 준비를 하면서, 교실에 들어오는 아이들을 맞이한다. 


첫 초등학교 3, 4학년 반에는 결석생이 2명 정도 밖에 없어서,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초5 수업 할 때는 한 반 인원수에 반 정도가 결석했다. 그러니, 출석한 아이들도 "선생님, 아이들 다 어디갔어요?" "엉, 아직 가족 휴가가 안 끝나서 결석이 좀 있네." 이렇게 대답하니까,


아이들끼리 하는 얘기가, "와, 좋겠다.", "나도 엄마한테 얘기해서 안 올껄~"라고 말하면서, 마치 오늘 학원 오기를 잘못했다는 식으로 푸념하는 아이들도 있어서, 이런 분위기를 그냥 두면, 같이 수업하는 다른 아이들한테도  안 좋은 영향이 갈 것 같아서, 타이밍보고 어떤 얘기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얘들아, 잠깐만, 샘이 얘기 좀 할께. 아까 좀 전에 얘기할 때, 반 친구들 안 오니까, 괜히 왔나 싶기도 하고 그런 마음도 들 수도 있어. 하지만, 오늘 다른 친구들 안 왔다고, 오늘 학원에 온 것이 의미가 없을까? 물론, 오늘 오든, 안 오든, 큰 차이가 안 보일 수도 있어. 


왜 운동한다고 헬스장에서 근육 키우는 사람들 보면, 육안으로 봤을 때는, 매일 와서 운동하는 사람인지, 하루 걸러 격일로 오는 사람인지, 이틀 건너뛰고 온 사람인지 구분이 안 갈 수 있어. 


하지만, 정말 차이가 없을까?


샘 생각은, 아니야. 예를 들어, 근육 1센티미터를 기른다고 가정했을 때, 그 1센티미터를 만들려면 1미리미터가 10겹이 모여야 된다고 생각해보자. 당장 눈으로 봤을 때는, 매일 오는 사람이나, 3일 마다 한 번씩 오는 사람이나, 근육량은 차이가 나지 않아 보일 수 있겠지만, 절대로 같진 않아. 매일 운동하러 오는 사람은 하루 하루 운동하니까, 쉽게 얘기해서 하루에 1미리미터라고 하는 한 겹의 근육을 키우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돼. 그 1미리미터가 하루씩 쌓인다면, 10일 지나면, 10겹이 되어 1센티미터의 근육이 되는거지. 


학원에 오는 것도 이와 비슷해. 학원에 오는 것은 당연히 몸에 근육 기르는 것은 아니겠지, 샘은, 공부하는 것은 마음 근육 기르기라고 생각해. 마음 근육, 즉 너희들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는 '멘탈'이라고 할까. 왜 한번씩 '멘탈 털렸다' 하잖아. 아마 그 멘탈이 마음 근육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즉 마음 근육은 '버텨 내기'라고 생각하거든. 신체 근육도 웨이트를 들고 버텨 내야 하듯이, 마음 근육도 하기 싫은 공부를 오래 해야 한다든지, 귀찮은 것도 이겨내고 버텨 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부를 꾸준하게 하는 것은 영어 실력에도 도움이 되지만, 매일 매일 공부를 훈련하다보면, 버텨 내기가 훈련이 되므로, 마음 근육 기르는데에는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오늘 학원에 와서 각자 열심히 하고 있는 것에는 의미가 있어.


여러분들은 공부하면서 마음 근육을 기르고 있는 중이야. 마음 근육이라는 것이, 당장 생기고 싶다고 해서 생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서 돈 주고 쉽게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더 가치가 있는거지. 더군다나, 이 마음의 근육은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도 아니여서, 어릴 때부터, 각자가 참고 견디는 연습을 하면 근육처럼 기를 수 있을 거야. 


공부는 참고 견디는 일이야. 공부를 꾸준히 하면서 참고 견디게 되면, 마음의 근육이 한 겹 한 겹 쌓여서 어른이 되었을 때,  정말 어려운 상황이나 참고 견뎌야 되는 상황일 때, 단련된 마음 근육이 제대로 된 역할도 할 수 있을거야. 그러니 오늘 가족휴가 때문에 못 온 친구들 신경 쓰지말고, 자기 할 공부 열심히 하자. 참고 하면서 마음의 근육도 기르고~!!"


이렇게 얘기하면서 수업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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