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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티로스 Oct 13. 2023

다신 후회하고 싶지 않아

따뜻한 가정을 꾸미고 싶다

글루틴 오늘 주제는 '후회'이다. 사람들이 삶을 살아갈 때, 과연 후회하지 않는 삶이 있을까? 저 마다 후회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지만, 그런 삶은 결코 쉽지 않은 것 같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나도 나름 열심히 그리고 후회를 덜 하고 살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의 삶들을 역추적해 봤을 때, 후회되는 부분들이 몇 가지 있다. 당장 생각나는 것들을 몇 개 나열하자면, 부모님과의 더 많은 추억을 쌓지 못한 것, 학창 시절 때 꿈이 없었다는 것, 학창 시절부터 독서와 글쓰기를 하지 못한 것, 운동도 어릴 때부터 꾸준히 하지 못한 것 등이 있는데, 오늘 얘기할 부분은 아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내와 낳은 자식들은 2명이다. 첫째는 아들, 둘째는 딸이다. 아들은 현재 10살 초등학교 3학년, 둘째는 이제 7살 유치원생이다. 첫째와 둘째는 성향도 다르고 내가 대하는 느낌도 대개 다르다. 첫째는 아들이다 보니, 데면데면할 때가 많고, 딸내미는 이쁜 짓을 많이 해서, 그냥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렇게 같은 자식이지만, 온도차는 크게 나는 것 같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아들과의 관계를 개선시키려 더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다. 그 이유는 아들이 어릴 때, 내가 너무 무섭게 대해서이다. 그것이 가장 후회되는 점이다. 


친구들에 비해서 결혼을 늦게 했다. 늦게 결혼한 만큼, 가족들과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가족들에게 잘하겠다고 마음도 먹었었다. 하지만, 결혼하고 나서 그렇게 잘 되지 않았다. 내가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준비가 될 되어 있었던 것 같다. 


결혼 초에 서로 다른 환경에서 지낸 남녀가 한 집에서 붙어 지낸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내와 처음 만난 이후, 1년 정도 연애하고 바로 결혼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결혼을 한 것 같다. 그러니 결혼하고 나서도 작은 다툼들도 있었다. 그런데 이 부부의 문제는 어른들의 문제였기 때문에, 대화로 풀려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큰 문제가, 나에게 갓난아기에 대한 면역력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결혼한 지 6개월 후에 너무나 감사하게도 아기가 아내에게 들어서게 되었고, 어디서 보고 들은 것은 있어서, 서서히 배가 불러오자 튼살크림으로 배 마시지도 해주고, 종아리가 자주 붓기 때문에 종아리 마사지도 자주 해주었다. 그리고 태교동화며 태교음악이며, 많은 것들을 배 속에 있는 아기를 위해서 해 주었다. 


그런데, 그런 기쁨도 잠시였다. 아기가 태어나자 상상해보지도 못한 상황들이 생기는 것이었다. 신생아의 불규칙한 수면으로 아내와 내가 교대로 아가의 잠과 우유를 먹이고 했지만, 아내가 몸을 푼 후, 제대로 휴식도 못 취하고 거의 바로 일자리로 복귀했기 때문에, 체력은 더 힘들어지고, 더 예민해지고, 나도 아가를 봐준다고 봐주는데도 아내는 마음에 들지 않고, 나도 그에 따라 아내의 눈치를 보게 되고, 아이를 낳고 아기를 키우는 재미는 무슨. 시간이 갈수록 나도 더 예민해져 갔다. 그래도 아내는 그 당시 하는 일이, 가정 어린이집 원장님이어서 아이들을 어느 정도 다루는 데는 도사였지만, 나는 갓난아기를 다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실수 투성이었다. 나도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너무 싫었고, 힘들었다. 그러니, 나도 예민한 상태에서, 첫째가 막 때를 쓴다거나 이유도 모르게 우는 것에 대해서, 나도 모르게 화도 내고 짜증도 냈다. 


그런 순간들이, 지금까지의 후회 중에 가장 후회가 된다.


아들이 5살쯤이었던가. 어느 정도 말을 할 수 있을 때, 아내에게 얘기했다고 한다. "아빠 무서워"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가 새하얘졌다. 결혼 전부터, 이상적인 가정상에 대한 생각들이 많았었는데, 시작부터 삐걱대는 느낌이라서, 고민이 많았다. 결혼 전부터, 정말 따뜻한 가정을 만들고 싶은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 능력이 변변치는 않지만, 우리 가족들만은 행복하게 해 주리라 다짐했었는데, 그것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것 같아서 고민이 많았다. 


아이들에게 그리고 아내에게 따뜻한 아빠이고 싶고 남편이고 싶었다. 그리고 노력했다. 한번 틀어져버린 아이의 마음을 변화시키기에는, 적어도 5년은 걸린다고 생각하고 하나씩 하나씩 행동을 실천했다. 그리고 "아빠 무서워"라는 말을 전달했던, 아내도 나에 대한 기대가 많이 사라져 버린 상태라 생각했기 때문에 아내에게도 묵묵히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그래서 그 후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은, 아들이 아빠를 좋아해 주고 인정해 주는 정도까지 변화게 되었다. 

얼마 전에는, 아내가 "시완이가 얘기하는데, 요즘 아빠가 많이 노력하는 게 느껴진데요"라고 얘기해 주었다. 그렇다. 아직까지 계속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 약속정해서 친구들 만나러 나가는 그날까지는 아이들이 우선순위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두 번째라고 마음먹었다. 



어느 영상에서 봤는데, 아이들이 집을 생각했을 때, 아침에 일어났을 때 평화로운 분위기, 안전한 분위기가 가장 좋다고 얘기하는 영상을 본 적 있다. 그런 아침을 맞이하는 아이들의 정서는 대개 안정적일 것 같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부모에게서 존중을 받으면서 큰 아이들은 험한 세상에 맞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충분히 있으리라 믿고 있다. 또 나도 그렇게 내 아이들을 온전한 사랑으로 키우고 싶다.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은 주고 싶다. 


첫째 시완이가 겪었을 감정적인 아픔은 다시는 주고 싶지 않다. 앞으로 다시 똑같은 일로 후회하지 않도록 주심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싶다.



#마사지해 주며 아이들 깨우는 아빠

#종아리가 부으면 종아리마사지해 주는 남편

#나는야 우리 집마사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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