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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티로스 Oct 24. 2023

아이들 눈빛을 보면, 미래가 보인다.

눈빛이 삶에 대한 태도이다.

오랜만에 중1 수업이었다. 오랜만이라고 하는 것은, 중1들 중간고사 치고 나서 1박 2일 야영 다녀온 학생들이 있어서, 다 같이 수업하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인근에 중학교는 2개 학교가 있는데, 한 학교는 중간시험 치고 나서, 특별한 행사가 없어서, 계속 1대 1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야영 갔다 온 학교에 학생들 반 정도는 눈빛이 풀려 있었다. 야영도 갔다 와서, 놀러 갔다 온 기분이 아직 가시지 않았을뿐더러, 시험도 이제 가까이 있지 않아서, 설렁설렁 습관상 학원에 온 학생들도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했다. 


시험도 끝났겠다, 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할 것 같았다. 하지만, 학원 강사인 나의 마음은 그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한땀학원 자체가 내신 준비만을 위주로 하는 학원이 아니라, 고등부 준비시키는 학원이기 때문에, 시험 끝나고 나서, 학생들 단속 치는 것에는 이력이 나 있었다. 


오랜만에 학원에 온 학생들은 당연히 숙제도 덜 되어있고, 한 마디로 학생들 태도가 불량이었다. 


"얘들아, 잠깐만, 얘기 좀 할게. 지금 너희들 공부하는 것 보니까, 너네들 10년 뒤가 보여."


아이들은 내가 자신들의 10년 뒤가 보인다고 하니까, 어리둥절한 표정들이다. 


다시 얘기를 이어간다. 


"어떻게 너희들의 10년 뒤가 보이느냐. 이상한 얘기 같지. 이상한 얘기가 아니고, 너희들 눈빛을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어. 10년 뒤 모습이라고 해서 꼭 무슨 일을 하고 있겠다.라는 식의 얘기는 아니야. 


선생님이 생각할 때, 그 사람의 눈빛은 어떤 일에 대한 '의지와 의욕'같아. 눈빛이 좋은 사람은 어떤 일을 잘해 보려고 하면서, 현재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고, 눈빛이 흐리거나 자주 멍을 때리는 사람의 눈빛을 보면, 의욕이 없는 것 같아. 


사람의 눈빛 = 어떤 행동에 대한 의지, 의욕


한땀 원장님의 스타일을 안다면, 시험이 끝났더라도 뭔가를 해 보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학원에 왔었어야지. 긴장감 1도 없이 온 학생도 있는 거 같아요.  이해는 합니다. 아직 잘 모르는 친구들은 그냥 습관성으로 학원에 왔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하고 싶은 말은, 공부적인 것만은 아니에요. 


오늘의 태도가 10년 뒤의 태도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도 관성의 법칙의 동물인지라, 연구 결과를 들고 와서 증명해 주긴 힘들겠지만, 사람들은 기존의 습성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지. 새로운 것들이 주어지면, 누구든지 불편해하고 싫어한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 있어야 성장이라는 다음 단계가 이루어진다.


오늘 열심히 산 사람은 10년 뒤에도 열심히 살 가능성이 더 많은 거 같아. 물론 나만의 생각이지만,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거든. 


만약 지금도 뭔가에 대한 일을 미루가 되고, 변명하게 되고, 정직하게 못 하고 있다면, 10년 뒤에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더 커. 그게 무서운 거야. 너네는 언젠가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좀 더 나은 어른이 되겠지.라고 상상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런 일은 없어. 거의 없어.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습관이나 태도는 바뀌지 않기 쉽기 때문에, 학창 시절에 고치려면 고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 어른이 될수록, 행동을 고치려면 더 애를 먹어야 되는 것 같아. 


그러니 습관이나 태도를 고치려면, 지금 고치려고 해 봐. 

자! 지금부터 눈빛 좀 쪼으고! 하자!!"


이렇게 마무리를 하고, 아이들 공부 계속 시켰었는데, 눈빛 얘기는 비단, 공부하는 자세만을 강조하기 위한 말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공부로만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사람인데,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라고 가르치고 있는 사람입니다.


뭘 하든지 태도가 좋은 사람은 공부 아니다라도, 살 만큼 잘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어떤 사람의 눈빛이 어떤 일에 대한 의지이고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글루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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