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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티로스 Aug 01. 2023

나에게 부여하고 싶은 삶의 의미

진정한 삶의 유산

우리는 왜 태어났고 왜 살아가는 걸까요? 한 번씩 살면서 고민하게 되는 질문입니다. 과연 내가 이 세상에 던져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질문들이 한 번씩 머릿속에 떠오를 때마다, 해답은 모르겠고, 더 고민하고 싶어도 현실의 삶을 좇아가기에도 바빠서 더 이상 고민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정신없이 현생을 살다 가도, 뜻하지 않게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싶은 시간이 다가옵니다.


올해 초 아버지께서 갑자기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운 죽음이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 모두가 황망하고 어찌할 바를 몰라했습니다. 물론 아버지께서 작년에 코로나 확진이 있고 난 이후로 기력이 쇠해지신 것 같다고 알고 있었으나,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가족 모두가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황망하게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내 드리고 나니, 며칠 동안 정신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사는 것이, 참 덧없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럴 거면, 도대체 왜 살아야 하는 거야?’라는 생각도 들면서, ‘삶에 의미’에 대한 질문을 좀 더 진지하게 해 보게 됩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라도 찾아야, 남은 인생을 좀 더 살 수 있을 것 같았고, 또한 아버지의 삶에도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알게 된다면, 갑작스럽게 떠난 아버지께서도 덜 억울해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삶의 의미에 대해서 좀 더 찾아보게 됩니다. 죽음과 삶의 의미에 대한 영상을 찾아보다가, 어느 한 영상에서, 한 패널이 이런 얘기를 합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찾기 힘들다면, 그 질문이 잘 못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질문한다면, ‘나에게 주어진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가 아니라, ‘내가 내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면서 살고 싶은지’입니다.” 이런 질문을 들으니, 그토록 대답하기 어려웠던 '삶의 의미에 대한 의문'이 조금은 해소될 것 같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기존에 ‘내가 이 세상에 던져진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은, 신이 ‘나’라는 존재에 부여한 의미를 찾는 것은, 풀리지 않는 ‘어려운 수수께끼’를 푸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 알게 된 질문은, 주체가 바뀌어, 내가 나에게 부여하고 싶은 삶의 의미를 찾아서, 제 삶에 부여하면 되는 것이니까,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에는 좀 더 수월해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럼, ‘나는 나의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 것인가?’를 고민해 봤습니다.


제 삶에 부여하고 싶은 키워드는 ‘진정성’이였습니다.


제가 업으로 하는 일, 제가 만나는 사람들, 제가 이루고 있는 가족 모두에게 마음과 정성을 다해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살아온 이때까지의 삶을 돌아봐도, 제가 중요시하는 가치관들을 모두 고려해 봤을 때, ‘진정성’이 제 삶에 의미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더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진정성'이라는 키워드는 상당 부분, 부모님의 삶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서는 주로 맞벌이를 하셨기 때문에, 실제 저희 자식들과 많은 이야기들을 하면서 지낼 시간들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평소 말씀없이 묵묵하게 자신의 일들을 하시면서, 저희들에게 '마음으로 대하기'를 가르쳐주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서 이번에 돌아가시면서, 물질적으로 물려주신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정신적인 가치들. ‘만나는 사람들에게 진심을 다하는 모습, 하는 일에 마음을 모아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이런 가치들이야말로 앞으로 제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좀 더 필요한 진정한 재산들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편히 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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