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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표정을 모르지만.

당신이 바라보는 표정에서 그걸 봅니다.

by 반하다

나는 모릅니다.

내가 당신의 행동에, 말에 어떤 표정을 짓는지.


하지만,

당신의 표정에서 그걸 봅니다.

흔들리는 눈빛, 더 자신감 없는 목소리.

단어가 사라져 알아듣기 힘든 말에도 주눅이 들어갑니다.


지쳐버린 내가, 더 많은 것을 잃어버린 당신께,

또 하나의 짐이 되고 있습니다.


당신을 지켜주고 싶고, 위안을 주고 싶은 마음과 달리

화난 표정과 무뚝뚝한 말투, 지친 표정이,

차갑고 무거운 공기를 만듭니다.


어리석습니다.

나만 힘들다 생각하는 것이.

당신의 표정에 자책 어린 울음이 묻어나고,

작은 강아지는 조용히 몸을 웅크리며 제 집에 머뭅니다.


견딘다 생각하면서

약한 다른 이들을 또 견디게 만드는

나는 어리석은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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