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저 글 쓰는 게 좋아.
글 쓰는 게 좋았어.
어린 시절 잘한다고 칭찬받던 기억 때문일까?
누군가가 내 글을 보고 좋다고 이야기해 준 따스함 때문일까?
끄적이는 게 좋았지.
감정을 어지럽게 펼쳐놓다 뜬금없이 흘러가는 마무리도 좋았지.
"브런치에 한 번 도전해 봐요!"
나에게 용기를 주며 누군가가 말했지.
나는 브런치에 글을 올릴 수 있게 되었어.
그제야 알았지.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구나.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구나.
낯선 공간에 끄적이는 글들의 보임을, 글의 외모를, 바라봤지.
글 쓰는 게 어색했고 브런치는 불이 꺼졌지.
"김작가, 글 쓰는 걸 멈추지 마시오!"
나의 머뭇거림에, 책의 한 구절을 올려 응원해 주는 누군가 덕에 웃었지.
그래,
나는 무엇을 바랐던 건가...?
그저 글 쓰는 게 좋았던 거 아닌가?
브런치에서도 나는 그저 글 쓰는 게 좋아.
그거면 된 거지.
다시 불이 켜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