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벽에 동이 틀 무렵의 하늘색을 좋아한다.
그리고 저녁 해 질 무렵의 바깥 풍경색도 좋아한다.
바깥 풍경만큼 좋아하는 게 그 무렵쯤 들려오는 소리다.
어딘가 창문을 열어놓은 집에서 들려오는 덜그럭 그릇 소리가 저녁시간을 알려준다.
요즘은 배달 오토바이 소리도 좋다. 밥시간에 맞춰 분주하게 오고 가는 가벼운 부르릉 소리.
하늘이 제법 꾸르릉대더니, 갑자기 비가 온다.
저녁에 비 오는 소리를 집에서 들으면 참 좋다.
뭔가 편안한 느낌이다.
편안한 느낌과 함께 밖에서 내리는 빗소리를 듣고 있으면 내가 집이라는 공간에서 보호받고 있구나 싶다. 그러다 보면 오늘 새벽 창가에서 지저귀던 새들은 어디에서 비를 잘 피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동안 비가 쏟아질 모양이다
빗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본 적 있는데, 빗소리의 강도와 지속성이 다 다르다. 빗방울이 다 다르듯이 빗소리도 다르다.
나는 빗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걸 좋아한다.
빗방울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는 것도 좋아한다.
의미는 없다.
그냥 빗소리를 듣고, 빗방울을 본다.
그냥 그뿐이다.
오랜만에 빗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