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사업가

by BABO

키가 작은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이 왔다. 맵지 않은 음식을 추천해 달라고 해서 뚝배기 불고기를 추천해 주었다. 외국인은 아주 맛있게 음식을 다 먹었다. 그러더니 영어를 할 수 있는지 물었다.


나는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 가게에서 사용하는 단어는 고작해야 "hello, thank you, good, spicy, no, okay, bye." 이 정도다. 이걸로 대부분 해결 가능하다. 그리고 정말 알레르기와 같은 어려운 이야기를 할 때는 나의 친구 파파고가 도와준다. 그래서 파파고를 켜고 외국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했다.


외국인은 먼저 엄마의 음식이 너무 맛있다고 했다. 근처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음식 주문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그게 300인분. 거기다 가게의 메뉴로 300인분 이런 게 아니라 뷔페에 가면 볼 수 있는 밧드에 여러 종류로 300인분을 주문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안된다고 했다. 우리 가게에는 화구가 고작 7개다. 큰 화구 하나, 작은 화구 6개. 이 작은 주방에서 짧은 시간 내에 300인분은 할 수 없다. 우리 가게는 아주 작은 곳이라 300인분은 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좋은 제안을 해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그러나 이 외국인은 포기하지 않았다. 한 번에 300인분이 어려우면 100인분씩, 3타임으로 나누어서 해줄 수 없냐고 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지 않냐고 하면서. 엄마와 나는 그래도 할 수 없다고 했다. 100인분을 하기에도 힘들고, 거기다 가게의 메뉴도 아닌 다른 메뉴들로 해드리는 건 어렵다고 다시 한번 정중히 거절했다. 외국인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고, 30분가량을 주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지만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을 수락할 수는 없었다. 아쉬움을 안고 외국인은 갔다.


그리고 며칠 뒤, 또 와서 식사를 하고 갔다. 지금도 가끔씩 이 외국인은 가게에 와서 밥을 먹고 간다. 올 때마다 300인분 주문했던 일이 떠올라 혼자 피식 웃곤 한다. 엄마도 300인분 주문이 들어왔던 일을 아주 즐거운 에피소드로 이야기하곤 한다. 즐거운 에피소드를 만들어주고, 엄마의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외국인 손님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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