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냉면 2

by BABO

깡마른 몸에 큰 키, 그리고 온몸에 문신. 사람을 외적인 모습을 평가하면 안 되지만, 내가 보기엔 정말 날라리로 보였다. 이 손님은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라이더다. 항상 핸드폰 두 개를 연결한 판데기를 갖고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한다.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물냉면. 그런데 면은 3분의 1도 먹지 않고, 육수만 엄청 먹는다. 입이 짧은 것 같기도 하고, 이리 적게 먹어서 저 큰 키를 어찌 감당할지 걱정이 되었다. 물냉면을 먹는 날은 전 날 과음한 날이라고 했다. 해장엔 물냉면이 최고라면서.


처음에 봤을 때 날라리 같던 이미지는 어느새 사라졌다. 외적인 모습에 비해 꽤나 성실했던 친구였다. 맑은 날에도, 흐린 날에도, 궂은날에도 가리지 않고 배달일을 했다. 사정이 있는 듯 보였으나, 그걸 물어볼 만큼 친하진 않아 묻지는 않았다.


가게에 들어오면 웃으면서 "이모~, 물냉면이요!"라고 하고 자리에 앉아 얼마 먹지도 못하는 모습이 좀 안쓰럽기까지 했다. 물론 다른 메뉴를 먹는 날도 많았다. 항상 엄마한테 "이모~!"라고 부르며 주문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한동안 거의 매일 오다시피 했는데, 갑자기 안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오토바이를 타지 않고 왔는데, 배달일을 그만둘 거라고 그랬다. 그리고는 볼 수 없었다.


처음엔 정말 날라리처럼 보였던 라이더 친구! 그러나 사람은 외적인 모습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성실함으로 보여준 친구! 어디서 뭘 하든 성실함을 무기로 잘 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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