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한 가지 고백을 하자면 엄마와 나는 사람 얼굴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나는 10번 정도 보면 살짝 그 사람이구나 하고 엄마는 100번을 봐도 누구지? 한다. 그래서 사실 연예인을 본다고 해도 누군지 알 수가 없다.
우리 가족의 최애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는 매주 일요일 꼭 챙겨보는 프로그램이다. 시즌 1부터 현재까지도.
시즌2가 끝나갈 무렵, 가게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건장한 사람이 왔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근육질의 모습으로 익숙하긴 한데, 처음엔 누군지 모르다가 생각이 났다. 류은규 선수!!! 아내와 함께 와서 저녁을 먹고 갔다. 그리고 엄마에게 말해 주었다. 방금 류은규 선수가 다녀갔다고, 눈썰미가 좋은 아빠도 눈치채지 못해 깜짝 놀랐다. 엄마는 왜 말을 안 해줬냐며 “내가 류은규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말해줬어야지!!”라며 나를 원망하는 눈초리로 봤다.
그리고 며칠 뒤, 또 왔다. 류은규 선수!! 이번에는 엄마에게 알려주었다. 너무 좋아했다. 그리고 엄마는 팬심을 발휘해 만두 서비스!! 너무 잘 보고 있다고 인사도 하고 엄마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이 날은 작은 아빠와 작은 엄마가 가게에 잠시 들렸던 날이라 작은 아빠는 악수도 하며 잘 보고 있다는 인사도 건넸다.
알고 보니 류은규 선수의 아내가 우리 집에 몇 번 왔었고 배달도 시켜 먹었다고 했다. 엄마의 즐거운 팬미팅 시간이었다.
또 류은규 선수와 아내가 왔다. 엄마는 콧노래를 부르며 한 껏 신이 나 음식을 했다. 그러나 그날이 마지막으로 더 이상 가게에 오지 않았다. 가끔 생각이 났다. 그러던 어느 날, 뭉찬에서 운동회 같은 걸 하면서 류은규 선수를 양천구 대표로 소개했다.
우리 가족은 “아~ 이사 갔나 봐!! 그래서 안 오나 봐. “ 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물론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는 이사 가서 못 오는 걸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도 가끔 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엄마가 진짜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