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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크샐러드 Oct 23. 2017

경비실에 맡겼다가 분실된 택배, 보상받을 수 있을까?

일상생활 속 분실사고에 대처하는 방법 안내해드립니다.

직장인 A씨는 최근 쌀쌀한 가을을 맞아 온라인쇼핑몰에서 트렌치 코트를 하나 샀습니다. A씨는 빨리 입고 싶은 마음에 택배가 도착하기만 기다렸는데요. 이틀이면 도착한다던 택배는 1주일이 지나도 깜깜무소식입니다.

답답했던 A씨는 쇼핑몰에 전화를 걸어 “코트를 주문했는데 1주일이 넘도록 오지 않는다”고 물어봤죠. 그런데 쇼핑몰 직원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고객님이 집에 안계셔서, 택배기사님이 아파트 경비실에 맡겼다는데요?”



A씨는 바로 경비실로 내려가 경비아저씨와 함께 택배를 찾아봤지만 없었습니다. 경비실에서 작성하는 택배 관리대장에도 기록을 찾을 수 없었죠. 알고 보니 택배기사가 경비 아저씨에게 알리지 않고 택배를 경비실 앞에 놓고 갔는데 사라진 겁니다.


A씨는 분실된 코트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받을 수 있다면 누구에게 보상을 요구해야 할까요?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분실된 택배에 대해 택배업체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소비자가 집이나 회사 등 택배를 받기로 한 장소에 없을 때 후속조치 미흡으로 분실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면, 택배업체가 손해배상을 해줘야 합니다. 택배가 제대로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택배비도 환불해줘야 하죠.

택배기사는 소비자가 집에 없을 경우 ‘부재중 방문표’를 작성해 집안에 넣거나 대문에 붙이는 등 소비자가 잘 볼 수 있도록 해야 하죠. 가장 좋은 방법은 송장에 적힌 연락처로 소비자에게 연락해 내일 다시 올지, 경비실에 맡길지 등 택배를 어떻게 처리할지 물어보는 겁니다. 택배기사는 이와 같이 충분한 조치를 해야만 분실 등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가 있습니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 보내는 택배는 위와 같이 보상받으면 되는데요. A씨의 사례처럼 온라인쇼핑몰이나 홈쇼핑에서 제품을 구입했다면 소비자는 쇼핑몰에 보상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는 택배업체와 계약한 것이 아니라 쇼핑몰과 계약했기 때문이죠. 소비자는 쇼핑몰로부터 보상을 받고, 쇼핑몰은 일단 소비자에게 보상을 해준 뒤에 배송계약을 체결한 택배회사와 잘잘못을 따져서 택배업체로부터 보상에 든 비용을 받으면 됩니다.


가끔 아파트 경비 아저씨에게 책임을 묻는 소비자도 있는데요. 소비자원에 따르면 경비실에서 택배를 맡아 줄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그래서 ‘주민 편의를 위해 택배를 받아주지만 분실 등 피해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말을 써 붙인 경비실도 많죠. 택배기사가 경비실에 알리지 않고 택배를 두고 갔다면 경비실에 보상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택배기사가 경비 아저씨로부터 택배 인수증을 받았거나, 경비실에 택배를 맡긴 사실이 택배 관리대장 등에 기록돼 명확히 입증된다면 경비실에서도 분실 등 피해에 대해 일부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죠.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라는 법률용어가 다소 어려운데요. 쉽게 말하면 ‘내 물건을 다루듯이 주의를 다했는지 여부’라고 하네요.




택배를 받을 때 주의할 점은?


소비자가 택배를 받을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직장인이나 맞벌이 부부의 경우 회사에서 일할 때 택배기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오면 “문 앞에 두고 가세요”라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말했다가 택배가 분실되면 전적으로 소비자 책임입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가 택배기사에게 ‘집 앞에 놓고 가라’고 분명히 말했기 때문에 물품 인수 장소를 직접 지정한 것”이라면서, “택배기사가 소비자가 지정한 장소에 택배를 뒀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소비자는 분실된 택배에 대한 보상을 받기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택배가 분실됐는데 쇼핑몰이나 택배업체에서 보상해주지 않으면 소비자는 ‘1372 소비자 상담 센터’에 전화해 상담을 받고, 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해 권고·조정 과정을 거쳐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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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장은석
서울신문에서 ‘호갱 탈출’을 연재하는 장은석 기자입니다. 기자 생활 동안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통계청, 한국소비자원 등 경제 관련 부처와 공공기관을 주로 출입했습니다. 취재 경험을 통해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피해를 예방하고,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살아있는 경제정보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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