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생명력
마이너스 손 엄마를 닮을 딸은
식물을 키우는데 재주가 많지 않다.
지금까지 떠나보낸 화분이 몇 개였을까?
꽃가게에 가서 새로운 화분을 사서
방을 초록초록하게 꾸미던 것을
즐기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남은 친구들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그렇다고 잘 살펴주는 것도 아니다.
방관이 컨셉이랄까...?
여행 출발 전 물을 줘야지 생각했지만
그 잠깐 새에 잊어버렸다.
그리하여 어제 나는 고개가 바닥까지 떨궈진
몬스테라를 마주했다.
더 미룰 수는 없어
급하게 응급처치를 시작했다.
저면관수로 하루를 놔두었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고개를 빳빳하게 들었다.
참 놀랍다, 이 생명이.
여행을 다녀온 후
나는 매일매일 골골거리는 중이다.
오늘도 3시부터 당이 떨어져
간식을 몇 개나 짚어먹었는지 모르겠다.
근데 너라도 기운을 차려서 다행이다.
그런 맘이 드는 저녁이다.
2026.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