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습관 만들기
한 달이 넘는 장기 여행을 가서도, 3박 4일 짧은 여행에 가서도 일요일이 되면 숙소 또는 카페에 자리 잡고 앉아 일주일을 돌아보는 제 모습을 발견했을 때 '아, 이제는 일주일회고가 나의 중요한 습관이 되었구나!'를 느꼈습니다. 여행에서도 지켜나가고 싶은 루틴이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최근 친구들과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기록하지 않으면 생각나는 것이 점점 없어지지요. 시간은 나이에 비례해 속도가 붙는데, 기억에 찍히는 점의 개수가 줄어드니 참 야속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짧더라도 무언가를 기록하려고 부지런히 몸을 움직입니다.
저는 코로나 때 특히 기록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일상에 많은 제한이 있었고, 우리는 무언가 한 것 없이 시간만 흐른 공허함에 쉬이 휩싸였습니다. 하지만 기록을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한 게 참 많더라고요. 기록이란 이처럼 '발견'을 가능케 합니다. 다만 꾸준히 기록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죠.
기록하고 싶은데 쉽지 않다, 방법을 모르겠다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를 떠올려 보고는 몇 가지 방법을 추천했습니다.
생각날 때 기록하기 | 예전에는 잠들기 전 또는 아침에 일어나서 일기를 썼지만 사실 이는 생각보다 지속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요즘 생각날 때 바로 기록어플을 켭니다. 기록이라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라 길을 걷다 생각난 거, 일하다가 생각난 거, 친구랑 이야기를 하다 생각난 거 또는 지금의 감정상태 등등. 그냥 그때그때 짧게 기록을 남깁니다.
기록할 타이밍 루틴 만들기 | 생각날 때마다 기록하는 게 어렵다면 기록할 타이밍을 찾아 루틴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밥 먹기 전/후, 내가 매일 커피를 마신다면 커피를 마실 때, 매일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한다면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또는 이동 중에 등등. 내가 매일 하는 행동에 기록을 더하는 것입니다. 만약 화장실 갈 때 핸드폰을 들고 간다면 그때도 좋은 기록 타이밍이 될 수 있겠지요!
오늘 이루고 싶은 3가지 생각하기 | 어떤 걸 기록해야 할지 모르겠거나 하는 게 없어 기록할 게 없다 말하는 친구들에게는 오늘 이루고 싶은 3가지를 생각해 보라고 말합니다. 전날 저녁 또는 당일 아침에 오늘 하루동안 이루고 싶은 3가지를 생각하고, 시도해 보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지요. 이루고 싶은 일들은 클 필요가 없습니다. 오늘 삼시세끼 챙겨 먹기, 아침에 일어나 이불 개기, 밥 먹고 산책하기와 같이 아주 사소한 일상생활이라던가 오늘 꼭 시작하고 싶은 또는 끝내고 싶은 업무를 포함시켜도 좋습니다.
책 <거인의 노트>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기록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주 보고 사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저는 이 말이 내 삶을 사랑해야 기록할 수 있다는 말로 읽히더라고요.
올해는 기록을 잘하고 싶은 분들 모두, 올해는 기록도 잘 남기고, 그 기록을 자주 보고, 내 삶을 더 사랑하게 되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