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일주일회고 05

퍼펙트데이즈가 전해 준 일상의 아름다움

by 반나무
search.pstatic.jpg


게으름을 피워 결국 놓쳐버린 영화 <퍼펙트 데이즈>를 넷플릭스에서 보았습니다. 잔잔한 영화가 일주일 동안 생활 곳곳에서 아른거렸습니다. 출퇴근 길에 또는 일을 하면서 퍼펙트 데이즈에 나왔던 올드팝을 듣고, 회사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 순간 히라야마 역의 야쿠쇼 코지의 표정을 떠올렸습니다. 퍼펙트 데이즈는 야쿠쇼 코지의 순수한 미소와 반짝거리는 눈빛이 다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common.jpg


아침에 일어나 일을 하러 가기 위해 파란색 유니폼으로 갈아입고는, 현관문 앞에서 꼭 잠시 멈춰 서 하늘을 바라보고 미소를 짓던 주인공 히라야마. 날씨가 좋으면 좋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출근길에 저런 표정을 지어 본 적이 있나?' 를 자연스레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그 표정을 떠올리며 지내다 보니 평소보다 출근 길이 덜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안정적인 것을 좋아하면서도, 너무 반복적인 것에는 쉬이 지루함을 느끼는 조금 지랄 맞은 성격의 소유자인 저는 반복적으로 출근하고, 같은 자리에 앉아 고만고만한 일을 하는 것에 자주 괴로움을 느끼곤 합니다. 덕업일치했다는 사람들, 일하는 것 자체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나는 왜 그러지 못할까 자괴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여전히 저는 일하는 제 모습을 즐거워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하는 모습과 결국 나 자신이기에, 올해는 일하는 모습도, 그 순간도 조금 더 사랑하자 다짐하며 2025년을 시작했습니다. 오랜 시간 쌓아 올린 자신의 취향을 즐기며, 불안한 것도 존재하는 삶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을 반짝임으로 받아들이는 히라야마의 모습을 생각하며 저 또한 이 마음을 이어가 봐야겠습니다. 아, 새해 기념으로 수건을 새로 샀습니다. 초록한 새 수건을 사용할 때마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20250204_새해맞이수건교체.JPG


keyword
이전 04화일주일회고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