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by 한봄일춘


꼬챙이 같은 몸으로
밭이랑에 봄채마를 부치는 노인은
땅과 한 몸을 이루고

갓 깨어난 병아리들은
그 사이사이를
삐약삐약 헤집고 다니는 오후


햇볕에 그을린 구름
지싯지싯 비를 쏟아내니,


뭉클한 땅은 수묵 지고
연둣빛 풋풋한 사월은
몽글몽글 돋아난다

봄은 온몸으로 비를 맞는데
나 홀로 가물은 마음 갈라진다



* 봄채마 : 봄에 심어서 먹는 여러 가지 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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