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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봄일춘 Sep 30. 2021

하관(下棺)

   

관(棺)을 내렸다     


흙 한 삽,

광중(壙中)으로 와르르

애써 참았던 마음도 와르르     


또 흙 한 삽,

온몸으로 “장모님!” 불러보지만

山메아리 되어 나만 듣는 여기는 적막 산야     


또 흙 한 삽,

이쪽과 저쪽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냉혹하다     


핏빛 봉분(封墳)에 가로막혀

더는 닿을 수 없음에

말을 잃은 채 뒤돌아 내려오는 길,    

 

새하얀 가을볕에 벼가 노랗게 익어가는

한 폭의 수묵화가 무척 

아름답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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