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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로(寒露)

by 한봄일춘


빽빽한 가을비에

채 마르지 않은 봉분에 물기가 돈다


순리대로 피고,

순리대로 진 세월에

으스스 한기가 스민다


눈길을 멈추게 하는 것은

대개 마음을 멈추게 하는 것


그리고 기억 저편,

어느 여름날 추위를 무척이나 무서워하셨던

장모님을 소환한다


오슬오슬 새벽녘,

빗길 속을 소리 없이 왔다간

그리운 숨결...


마음은 만선(滿船)인데

살아생전 못다 전한 마음이

글썽글썽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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