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같이 저녁 먹어요"

그 평범한 일상을 꿈꾸다

by 한봄일춘
'저녁식사' by 에바 알머슨


'저녁식사'. 스페인 화가 에바 알머슨의 대표작 중 하나다. 작가는 “우리가 사랑하고, 우리를 변화시키며, 우리를 강하게 만들거나 혹은 나약하게 만드는 모든 것들은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 존재한다”라고 이야기한다. 작가의 이 이야기가 가장 잘 담긴 그림이 아마도 ‘저녁식사’가 아닐까 싶다.


몇 해 전, 한 설문(잡코리아*알바몬) 결과에 따르면 가족과 저녁식사를 하는 횟수가 일주일에 평균 2.7회라고 한다. 성인남녀의 57%는 가족과 저녁식사를 자주 못한다고 응답했다. 이 설문 결과에 나도 포함된다. 그래서일까, 에바 알머슨의 ‘저녁식사’라는 작품에서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이 일상적인 장면이 갖는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에바 알머슨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드는 일이 점점 어려워졌다고 한다. 그래서 이 그림을 그리며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을 지켜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었다고 한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기 위해서 이런 각오까지 필요한 현실이 서글프다. 나도 예상치 못한 야근과 잦은 출장으로 번번이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하니 에바 알머슨의 말처럼 정말 특단의 각오가 필요한 거 같다.




평범한 일상 가운데 하루하루는 매일 똑같고 변화하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때때로 우리의 삶 가운데 모든 것은 그 평범한 일상 속에 있다는 사실을 놓치곤 하다.


특별히 코로나 19로 시끄러운 요즘, 평범한 일상이 더 간절하다. 이 사태의 빠른 종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행정당국과 의료진, 그리고 스스로 백신을 자처한 국민 한 명 한 명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낸다. 의료진도, 확진자도, 그 가족들도, 우리도 평범한 일상과 함께 가족과의 저녁식사 시간을 속히 다시 가질 수 있기를 기도한다. 평범하기만 했던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되찾는 오늘, 저녁식사가 되길 또한 기도한다.




시간이 지나 지금의 힘든 것들이 오늘을 위한 것이었음을 또 알게 되겠지.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 변함없는 사실이다. 알고 있으나 힘든 것도 사실이다. 힘들다는 감정을 애써 축소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 힘겨움에 매몰되어 이겨낼 수 있는 힘조차 내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은 범치 말자'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 본다. 어떤 힘겨움이 있었는지도 잊고 살만큼 그동안 잊고 있었던 평범한 일상을, 가족과 함께 하는 저녁식사를 즐기는 날이 속히 오길 바라고 또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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