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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Feb 23. 2022

찌르다_

소중한 나라는 존재들

미친 듯 날리는 내 머리칼과 달리

엉키지 않고 흔들리는 풀숲


어릴 적 풀숲을 지나면

따끔하곤 했다.

몸을 살피다 보면

도깨비 풀이 붙어 있었다.





콕콕 콕콕

하나하나 뜯어 휙 던져버렸다.


먼 거리를 이동해 내게 버려진 그것은

버려짐을 즐겼을까?


움직여 내버려지는 동안이

여행이었을까?


넌 나를 따갑게 하는 귀찮음이었지만

세상 모두를 만족시킬 필요 없이

새로운 곳에 번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너를 한창 생각하다 보니

그사이 정이 들어버렸다.


널 내게 붙여 함께 걸었다.

아무 말 없이 함께한 네가

좋았다.



필사


"만약 주위의 사람들이 하나같이

당신을 사랑한다면

뭔가 단단히 잘못된 것입니다.

세상에 모든 이들을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이란 없으니까요"



그러니까

그런데 그 어려운 걸 하고 있다.

좋은 건 크게 전하고

불편한 건 침묵으로 답하며


초등학교 6학년

처음으로 를 싫다고 말하는

친구가 있었다.


왜 싫냐 묻지 못했다.


그러고는

나를 싫어할 만한 그럴듯한 이유들을

스스로 찾아냈다.


그리고

그 친구가 느끼는 것보다

더 크게 나를 싫어하게 되었다.

친구가 전학 가고 나서도 쭈욱


콕콕 콕콕

무언가 찔러_


살펴

살살 떼낸다.

내려둔다.

톡톡 톡톡

달래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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