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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Oct 22. 2021

상처에는 인증이 필요없다

상처엔 관심과 치료가 필요해 






작은 쓰라림에 불과했다.








작은 상처 / 작은 쓰라림 / 상처라기엔 작더라도 / 상처였다





재활용 정리를 했다.



플라스틱 커피를 감싸던 포일을 벗기며,


찰나의 스침이 있었다.


누구에게나 언제든 있을 수 있는 찰나의 순간.



머리가 쭈뼛했다


상처가 난거 아닐까?


무심하게 바라본다


아무런 변화가 안 보인다


아.. 잠깐 긁힌 거구나..


괜찮다.





손이 아려온다


긁힌 게 아니라 쓸린 건가?


무심하게 다시 바라본다


땅을 비집고 힘겹게 일어나는 새싹처럼


붉은빛이 꾸역꾸역 비집고 새어 나온다



상처였다


이젠 누군가에게 상처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아주 작은 스침으로 만들어진 상처였다


붉은빛이 새어 나오지 않았더라면


인정하지 않았을 상처였다.



모든 상처는


드러나야 비로소 인정받게 된다



상처라는 인증을 받아야


위로를 받을 수 있는 특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특혜.



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쓰라림은


실체 없는 상처일 경우가 많다.



애초에 우리는


아프다고 말해야 했다.



곪은 염증이 터져 나와


상처로 인증받기 전에


무심히 바라보기 전에


재빨리 다른 손으로 감싸 안고


밴드를 찾아야 했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야지 / 나라도 알아줘야지 / 아프잖아 




밴드가 감싸 안았다


상처는 괜찮아졌다



나도 괜찮다.







[ 나는 배웠다 ]


나는 배웠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것이 오늘 아무리 안 좋아 보여도

삶은 계속된다는 것을.


내일이면 더 나아진다는 것을.


......


나는 배웠다,

당신과 부모와의 관계가 어떠하든

그들이 당신 삶에서 떠나갔을 때

그들을 그리워하게 되리라는 것을.


........


나는 배웠다,

나에게 고통이 있을 때에도

내가 그 고통이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


나는 배웠다,

내가 여전히 배워야 할 게 많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사람들은 당신이 한 말,

당신이 하나 행동은 잊지만

당신이 그들에게

어떻게 느끼게 했는가는

결코 잊지 않는다는 것을.


마야 안젤루 <마음챙김의 시 p87>





#상처엔후시딘 #상처엔밴드 #아프다고말하기 #나다운이야기 #The바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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