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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Oct 14. 2022

겁으로 지은 집


겁쟁이를 쓰려고 했다.



여러 번 써봐도 '겁' 다운 글씨가 써지질 않았다.

자꾸 '집'으로 보였다.


'집'에서 옆으로 삐져 나간 저 한 획이 딱 집 밖으로 밀려난 외로운 이의 뒷모습이다.


'집'이 '겁'이 되어버린 이들은 그렇게 어딘가를 떠돌며 '집' 같은 사람을 갈구한다.


'집'이 되어주고 싶지만 '집'을 '겁'으로 배웠으니 겁부터 난다.


태어나 집을 찾지 못해, 짓지 못해 길 위에 쓰러져 식어가는 고단한 마음들에 겨울이 오고 있다.


부디 그 위에 낙엽이 집을 지어주길 바랄 뿐 나는 다시 돌아가지 않으려 내 길만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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