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ㅂ ㅏ ㄹ ㅐ ㅁ
Oct 22. 2022
다른 이의 삶은 관심 없다 하였습니다.
관심 없다 하고 선
어두운 밤 휴대폰으로 타인의 사진 안에
응축된 삶을 들여다봅니다.
그들의 삶을 보는 제 시선이
표정에만 닿지 않고 그 너머 배경을 보고 있습니다.
어떤 집인지, 어떤 너비인지, 어딜 다니는지
얼굴 너머의 배경으로
다른 이의 삶을 가늠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가늠하고 있었습니다.
몇 장의 사진은 그들 인생의 어느 한순간일 뿐이라는 걸
알면서도 쉽게 믿어버렸습니다.
또 어떤 날은 사진 속 표정을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내 집을 둘러보고
여행지를 살펴봅니다.
필요했는지, 가고 싶었던 곳인지 모를 것을
사들이고 떠났습니다.
사진을 찍었습니다.
휴대폰에 올리진 않았습니다.
타인의 눈에 가늠되고 싶지 않았나 봅니다.
어쩌다 저는 제 삶을
휴대폰에 공개된 사진처럼 보게 되었을까요
어쩌다 제 삶을
예술 사진으로만 담으려 들게 되었을까요
알면서도 묻는 저는
답을 듣고 싶은 걸까요
스스로에게 답하는 걸까요
오늘도 알면서 아닌 척
답을 바라지 않는 질문을 하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