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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Oct 25. 2022

시가 무어냐

시가 무엇이냐 물었습니다.


시시껄렁한 이야기라 말하려던

저는 질량 없는 제 끄적임에 자신이 없습니다.


시가 무엇이냐 묻습니다.


그럴싸한 시적 표현을 꺼내려는 욕심이

먼저 튕겨나갈까 봐 쉽사리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침묵이라는 방패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소리가 들립니다.

안개가 되어 퍼져나가는 소리

그 안은 뜨겁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답할 수 있겠습니다.


시는

밥을 짓는 동안 새어 나오는 김입니다.


쌀이 익어가는 동안에만 만날 수 있는

그 뜨거운 안개에 가끔 데입니다.


허기진 마음에 급히 열다 설익은 밥을 차리기도 합니다.


서걱거리는 밥알과 닮아있는

마음이 흘린 설움에 가끔은 진밥이 됩니다.


시는

뜨겁게 익어가는 마음이 뿜어내는

벅찬 열기였습니다.


시는

제게 밥이 되어 버렸습니다.



by ㅂ ㅏ ㄹ ㅐ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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