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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Oct 26. 2022

폼 잡으려다

뒷목 잡는 게 한두 번인가요_



햇살이 서서히 대지를 데우고 있었다

마저 데워지지 않은 냉기는

따듯한 커피 한잔을 움켜 잡으면 될 터였다.


가려는 목적지가 없는 발걸음은

다수를 피해 한적한 곳으로

알아서 방향을 틀었다.


정수리를 데피고 들어오는 햇살과

손바닥 안에서 전해오는 커피의 온기에

나른한 행복감이 피어올랐다.


그 표정은 말해 무엇하겠나

제 눈에 보일 리 없으니 그윽하리라


멈춰서 커피 한 모금 마셨다


아 뜨!!


좀 전의 그윽함이 산통 나고

혓바닥 날름거리며 식히다

냉큼 커피 뚜껑을 열어젖힌다.


갇힌 열기가 신기루처럼 흩어졌다.


내 안에도 이렇게 뜨거운 열기가 갇혀

쉬 만질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있어 커피 뚜껑은

이렇게 쓰는 게 아닐까


오늘도 이렇게 한 김 식혀 마신

커피 한잔으로

제법 따듯한 사람이 된다.


폼 잡으려다

뒷목 잡던 일이 있기에

로맨틱 코미디가 만들어지는 거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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