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서서히 대지를 데우고 있었다
마저 데워지지 않은 냉기는
따듯한 커피 한잔을 움켜 잡으면 될 터였다.
가려는 목적지가 없는 발걸음은
다수를 피해 한적한 곳으로
알아서 방향을 틀었다.
정수리를 데피고 들어오는 햇살과
손바닥 안에서 전해오는 커피의 온기에
나른한 행복감이 피어올랐다.
그 표정은 말해 무엇하겠나
제 눈에 보일 리 없으니 그윽하리라
멈춰서 커피 한 모금 마셨다
아 뜨!!
좀 전의 그윽함이 산통 나고
혓바닥 날름거리며 식히다
냉큼 커피 뚜껑을 열어젖힌다.
갇힌 열기가 신기루처럼 흩어졌다.
내 안에도 이렇게 뜨거운 열기가 갇혀
쉬 만질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있어 커피 뚜껑은
이렇게 쓰는 게 아닐까
오늘도 이렇게 한 김 식혀 마신
커피 한잔으로
제법 따듯한 사람이 된다.
폼 잡으려다
뒷목 잡던 일이 있기에
로맨틱 코미디가 만들어지는 거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