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ㅂ ㅏ ㄹ ㅐ ㅁ Nov 09. 2022

마침표에 욱여넣은 미련

가방에 책 한 권과
노트 하나만 하려다
두루두루 쓰기 편한 펜 한 자루

숲을 갈아 만든 마법의 녹차라떼

창밖은 바람이 요동치나
창안 내 머리칼은 고요했다

모처럼 툭툭 떨어지던 은행잎이
은행나무보다 더 높이 치솟아
뱅글뱅글 돌며 만보 이상을 노닐고 있었다.

바람과 함께 춤을

그 장관을 유리 하나 사이로
관람했다.

홀로 앉은 카페 테이블에
내 의도와 정체가 쌓이고

어디 갖다 써야 할지 모를
무용함이 만져지지 않아
보이지 않은 것들에 말을 걸고
투명한 형체에 검은색 잉크를 부어
글자로 붙잡아본다.

말과 글은
눈에 보이는 것만큼 담기지 않는
사진과 같아
뱉고, 쓰고, 찍고 난 후
미련 가득한 눈빛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그마저도 하지 않으면
내내 그리워할걸 알기에
오늘도 미련 남는 마침표를 향해
말하고 쓰고 찍는다.


이내 허망해지고 마는_




#나다운이야기 #바램 #시쎄이
#글 #무용한의도 #독립

작가의 이전글 나를 찾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