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조금만 더!!
숨을 들이마시고 멈춘 찰나에 채워진 단추가 위태롭건 말건
바지는 입어졌다.
남들 다 입길래, 그 모습이 뽀대 나길래, 입어보지도 않고 사버린 바지다.
반품 따위 하지 않겠다며 택부터 뜯어버린 바지다.
멈춘 숨을 서서히 쉬자 한껏 끌어올렸던 뱃가죽이 바지 위로 쏟아져 내렸다.
조금 긴 티셔츠로 가리면 그만이라며 바지 하나를 위해 모든 걸 맞췄다.
맞춤 바지라도 주문해 입은 것 마냥
'와~ 예쁘네~ 잘 어울린다.'
그렇게 바지도, 바위 위에 걸쳐진 뱃가죽도, 자유로이 오르내릴 수 없는 붉은 피도
겉보기에 뒤처지지 않은 채 흘러갔다.
그런데 왜 이리 답답할까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