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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Feb 24. 2023

만남(딸에게 주는 생일 시)

12년 13시 16분에 만났습니다

꽤 요란한 만남이었습니다


붉은 장미 대신 붉은 피로 만났습니다

꽤 진한 만남이었습니다


무거워질수록 가벼웠고

가벼워지니 두터워졌습니다

꽤 무게 나가는 만남이었습니다


안아야 하는데 안을 줄 몰라 놓칠까 두려웠습니다

꽤 아찔한 만남이었습니다


오늘 그 만남이 12년째 되었습니다.

놓칠까 두렵던 제가 낳은 무거운 행복입니다

그 행복이 우리를 만들었습니다

엄마와 아빠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꽤 의미 있는 만남입니다


두 팔만 벌리면 두 팔 벌려 달려옵니다

놓칠까 두렵던 마음을 안아줍니다

어떤 모습에도 사랑한다 합니다

살며 이런 사랑을 받아봅니다


제게 와주어 고마운 만남

사랑하는 제 딸 김셔입니다.




딸에게 쓴 시 / 더바램



by ㅂ ㅏ ㄹ ㅐ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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