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내린 눈에 얼어붙은 나뭇잎을 손에 꼭 쥐고 녹이는 아이다.
그 모습을 보다
'엄마가 얼어붙으면 오래 볼 수 있겠지?'
"그럼 나도 엄마 곁에서 얼어있을래!"
'안돼! 넌!'
"엄마! 엄마는 내가 먼저 죽으면 어떡할 거야?"
'그럴 일 없어!'
"만약에 상상으로만!"
'그런 상상은 하기도 싫어!'
"엄마는 나 없으면 못살아?"
'응 너 없으면 엄마도 없어!'
살아도 없는 생이 그곳이겠지...
상상을 해본 것도 아닌데 그저 사랑을 확인하려는 아이와의 말에 가슴에 불이 났다.
상상하기도 싫은 현실을 안고 가슴이 터져 불화산이 된 에미의 심정 앞에 어떤 위로의 말도 꺼낼 수 없어 눈앞의 아이가 숨 막혀 풀어 달랠 때까지 안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