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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Jan 26. 2023

입김

내 입김을 불어넣은 풍선은 날 줄 몰랐다.


너의 가벼운 가스를 불어넣은 풍선은 둥둥 떠다녔다.


내 입김을 잔뜩 먹은 풍선이 날아오르려면

끈을 묶어 걸어야 했다.

바람이 부는 날이면 곧잘 날았다.


너의 가벼운 가스를 잔뜩 머금은 풍선을 타고

나는 어딘지도 모를 곳으로 날아올랐다.


내 입김을 껴안은 풍선은

바람이 잦을 때면 땅에 내려앉아 쉴 줄 알았다.


너의 가벼운 가스를 껴안고 날아오른 날은

다리 한 번 쭉 펴지 못했다.


내 입김을 불어넣다 힘이 빠져 입김이 되 마셨다.

그럴 때면 맥 빠진 소리를 하곤 했다.


너의 가벼운 가스를 내 입안에 집어넣고

한 마디라도 할라치면

헛소리가 튀어나왔다.


김 빠진 맥주라도

이 깨진 그릇이라도

나는 그냥 내 입김으로 살아야겠더라.


너의 가벼운 가스에 둥실 떠오른 마음이

정처 없이 헤매다 헛소리만 할바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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