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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릴 줄 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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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aem
Jan 10. 2023
기다릴 줄 아는 사람
당신이 원하는 걸 찾는 동안 기다리겠어
당신이 가진 무게는 잠시 내 곁에 두고 가
당신이 돌아올 때 미소 지으면 좋겠어
당신의 손에 당신이 원하는 게 쥐어있으면 해
당신이 웃으며 다가오니 내 쪼그려 앉음이 기특해
당신이 찾아 나서는 동안 나는 이곳에 있겠어
당신이 미안해하지 않게 지나는 이들을 구경하면서
당신이 왔어
당신이 웃어
나도 웃고 말아
_
누나와 엄마가 세일 코너에서 옷 고르는 동안 우직하게 기다려 준 녀석이다.
짐은 자기 옆에 두라고선 저리 앉아 구경을 한다.
혹 어떨까 싶어 고개 돌려보면 마주 보며 웃어준다.
덕분에 득템 한 누나는 기분 좋아 웃고,
덕분에 엄마는 기다려주는 아이로 훌쩍 자란 모습을 보며 시큰한 행복감에 웃었다.
엄마는
'와. 누구 남자친구될지 부럽다~^^'
누나는
'나도 00 같은 남자친구 만나고 싶다.'
이 말을 듣곤 우쭐해진 녀석은
제 다리길이보다 긴 쇼핑백을 기어이 계속 들고 다녔다.
기다릴 줄 알고 기다려 준 이에게 고마워할 줄 아는, 기다리며 자신의 시간을 보낼 줄 아는
이리 어려운 걸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려는 우리 모습이 좀 멋졌던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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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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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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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줄을 긋고 따라 쓰다 나를 이야기합니다. '나다운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남는 시간 글을 그립니다. 장르가 없는데 굳이 분류하자면 시+에세이가 합쳐진 '시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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