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친구에게 고민이 생겼다.
그렇게라도 말해야 살겠다는 친구와
달리할 수 있는 게 없는 지금의 상황을
그저 잘 지나 보자고 말해보지만
통화 끝에 헛웃음이 나왔다.
도대체 얼마나 큰 사람이 되라고
자꾸 이렇게 짐이 늘어날까..
내 가족 하나도 살아내기 분주한데
뭐 이리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은가..
'이 시기가 지나가면 더 커있을까?'
다시 혼잣말처럼 되묻는 친구에게
'응! 이 시기가 지나가면!'
쩜쩜쩜.....
지나가야 별일이 아닌 일이 된다.
잘 지나갔든 못 지나갔든
지나가야 크든지 말든지 한다.
이런 통화가 있고 다음날
책에서 한 글귀를 만났으니
헛소리를 지껄이진 않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나는
친구에게 사진 찍어 보냈다.
마음 같아선 '그딴 거 필요 없으니
안 닥치게 해 주세요!'하고 싶으나
도리 없는 내 입은
'닥치고 내 말 들어'라는 노래나 흥얼거릴 뿐이다
그러니 별 수 있나.
시간이 순간을 데리고 지나길 기다리는 수밖에..
기다리는 네 곁에서
세상 가벼운 소리를 지껄일 수밖에..
밖에서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