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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Sep 12. 2023

아빠 수술

아빠가 수술을 받는다.

담석증이라고 한다.

돌이 크단다.

복강경 수술로 진행하고,

입원은 5일 정도라 한다.


침울해진 내게 남편이 말했다.

'큰 병 아니시라 다행이다.'


나는 그런 남편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혼잣말을 했다.

'수술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수술, 입원 기간 내려가 간병해야 하는 게 답답해서야...'


차로 꼬박 5시간을 달려야 도착하는 친정이다.

그런 친정 부모님이 대학병원을 가려면 시외버스로 2시간 30분.

다시 택시로 이동해야 한다.

그마저 진료나 검사가 늦어지면 시골로 가는 막차를 놓치고 만다.

팔십 가까운 아빠는 시골에서나 큰소리치지 도시에 나가면 미아가 되어버린다.

그런 아빠가 수술을 한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데 수술을 걱정해서가 아니다.

두고 가는 내 일상이 걱정되고 짜증이 나서다.

이제 시작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쪽팔려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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