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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Nov 20. 2023

왜 이렇게 기가 죽었어요?

몇 주전 오랜만에 대학동기 부부를 만났어요.


이들은 그러니까 제가 술을 제법 먹으며 텐션을 한창 끌어올린 시절부터 알던 사이예요.

 아이들을 키우다 8년 만에 만난 부부가 있는데 저에게

 '왜 이렇게 기가 죽었어요?'

라고 말했어요.


남편은 나이 들어 보인다는 소리로 들렸던지 돌아와 제게 미안하다고 했어요.

하지만 저는 이상하게도 자꾸 눈물이 났어요. 그 말을 한 대학동기의 남편은 초반에 제게 '기가 세다'며 <무서운 누님>이라 했던 사람이에요.

저는 그건 <깡>이었노라 했죠. 그리고 그 <깡>은 살기 위한 발버둥이었다는 걸 이젠 알고 있구요.

그런데 눈물이 난 거예요.


제가 기가 죽어 보였던 건 제가 봐도 요즘 저는 <생기>가 없었거든요.

그렇게 며칠을 건조하게 보내다 어제 남편이 박웅현의 여덟 단어를 읽고 <오감>에 대해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제야 제가 왜 <생기>를 잃었는지 알았어요.

저는 한참 책을 읽고 필사를 하면서 글이라는 것을 쓰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오감>이 열리기 시작했죠.

거울을 보지 않아도 내 얼굴에 <생기>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저는 남편한테 말했어요.

왜 기가 약해진지 알겠다구요.

현실적인 상황에 <오감>을 억지로 닫고, 오로지 머릿속에 <돈>을 집어넣어서라고요.


남편이라고 좋아하는 일이 없겠냐는 생각에 말하지 못한 마음을 전하고 나니 시원합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게 있다는 게 부럽다'는 남편입니다. 그렇기에 그는 제 이야기를 듣고 응원을 합니다.

 

<크게 생각하고 크게 살아야만 자신의 삶과 일에서 진짜 잠재력을 경험할 수 있다.>라는 원씽의 내용에 헛소리라고 치부하지 않고 그냥 믿어보기로 합니다.


<생기> 있는 얼굴이 <사기> 같은 얼굴보다 아름다울 거라 믿으며 말이죠.

누구나 자신만이 아는 <생기>를 알고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는데 외면하느라 막혀버린 생을 다시 들여다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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